영화·공연

꾼 ★★☆ 아무래도 '내부자들'의 아류작

스마일루 2017. 11.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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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루의 영화리뷰에는 스포일링이 없습니다.




"뭔가를 좀 더 발전시켜 흉내내려 굉장히 노력한 듯 하나

결국은 과하거나 모자라 아류작에 머무른게 아닐까?"







스마일루의 영화리뷰 119번째






★★☆


감독 : 장창원 (데뷔작)

출연 : 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나나, 안세하


2017.11.23






- 순 서 -


(쿠키영상 그런거 없음)

캐스팅부터 일단

큰 그림은 그렸다만 : 뜬금포 결말











   안녕하세요. 무조건 솔직한 블로그의 스마일루입니다.


   오늘 영화를보고 리뷰를 쓰려고 보니, '토르 : 라그나로크'의 리뷰를 까먹고 안 올렸네요. -_-; 뭐 재미있게는 봤는데 한편으로는 토르가 더더욱 가벼운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 같아 좀 아쉽기도 했습니다. 원래 허당컨셉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마블 참 영화 잘 만들어요?


   그나저나 이번 영화 '꾼', 크게 기대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쉬웠습니다. 요즘 너무 경찰 또는 검사와 범죄자가 힘을 합치는 그런 스토리의 영화가 참 많이 나오는 듯 한데, 뭐 이것도 그런 식입니다. 허술한 느낌도 많이 들고요.




   캐스팅부터 일단


   스토리나 연출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첫번째로 하고 싶습니다. 핵심부터 말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현빈이 이 역할에 많이 안 맞는것처럼 보이더군요.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같은 현빈의 작품들을 많이 본 것은 아니어서 현빈이라는 배우의 한계인지 대본과 연출의 문제인지('꾼' 대본이 좀 오글거리긴 하죠)는 딱히 결론은 못내리겠지만, 뭐랄까... 말이 많은 역할에 안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어쩌면 다른 쪽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지태의 경우인데요. 사실 유지태는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지태를 영화에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그래서 반갑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이런 냉혈한 캐릭터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유지태인데요. 결국 보면 혼자 잘하는 느낌, 뭔가 이 영화에 안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주변 인물들이 전반적으로 코믹으로 가는지라 뭔가 따로노는 느낌인데, 현빈과의 작중 캐릭터상의 케미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캐스팅이나 배우의 캐릭터가 이상하다고 느낀적은 정말이지 거의 없었는데요. 이 영화를 보다보니 '배우들이 따로 논다'는게 딱 이런경우가 아닌가, 하는게 느껴지더군요.





"뭐지, 왜 사진만 봐도 따로 노는 느낌인거지."




   유지태와 나나는 드라마 '굿와이프'에 나왔던 모습이랑 정말 판박이로 나왔던데요. 그래서 나나의 경우는 그냥 제 역할을 다 한 것 같지만 오히려 드라마 '굿와이프'에서처럼 약간 지적이고 신비한 쪽 느낌을 아예 그대로 가지고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뭐 이건 지엽적인 부분이고... 


   결국 이건 아무래도 결국 감독이 뭔가 그림을 잘못 그렸거나 제작자의 입김에 영화가 누더기가 된 그런 느낌입니다. 일례로, 아래에서 언급하긴 하겠지만 유사한 영화인 '내부자들'의 경우에는 조연들의 비중보다는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에 집중된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주연들간의 모습, 특히 이병헌과 조승우가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웃길때는 웃긴 그런 케미가 상당히 좋았는데, 여기서는 주연끼리 그런것도 안되고 조연들의 캐릭터도 주연들과 안 어울리는 느낌이란 말이죠?


   앞서 언급한대로, 영화가 그냥 급이 떨어지면 몰라도 이렇게 미묘하게 안 맞는 느낌은 처음 느껴보는데, 이게 왜 이렇게 되었나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쪽으로 생각이 들더군요.





   큰 그림은 그렸다만 : 뜬금포 결말


   아무래도 '내부자들'의 영향을 이 영화가 너무 많이 받은 가운데, 그 '내부자들'에서 이것저것을 업그레이드 시키려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전반적인 형태는 '내부자들'과 비슷하게 하되, 이병헌에 해당하는 현빈의 '복수' 목표를 현실에서 채용한 '조희팔 사건'에 모티브를 둔 것으로 바꿔넣고, '조승우'에 해당하는 '유지태'는 조금 캐릭터의 성격을 틀어서 넣고(스포일링?이 있어 생략), '내부자들'에 없었던 조연들의 개그를 더해주고... 그리고 결말도 좀 더 극적으로 꼬아넣고 말이죠. 제가 너무 안 좋게 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 그런 느낌을 너무 강하게 받았습니다. 싸게 만들어 크게 흥행할 그런 오락영화를 너무 쉽게 만드려고 했다고나 할까요?




"현빈이나 유지태가 조승우와 이병헌에 비해 결코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든다.

글쎄, 감독 또는 제작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만 들 뿐..."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보죠. 캐릭터는 앞서 이야기를 했으니 스토리와 결말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보면, 우선 '조희팔 사건'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지만, '해외로 떠나 죽은 것으로 위장한' 것이 포인트인 조희팔 사건의 핵심 내용은 오히려 근래의 영화 '마스터'에서 그야말로 그를 모티브 삼아 잘 스토리를 풀어갔지, 여기에서는 그냥 큰 사기꾼이란 소재를 채용한 정도에 그칩니다. 조희팔 스타일의 사기꾼이 아닌 그저 사라진 큰 사기꾼을 넣었어도 스토리의 전개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네요. 글쎄요, 해외로케이션 촬영이 어려워서 였을까요? 영화 곳곳에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한(같은 장소의 반복 등) 티가 나긴 납니다만... 


   이렇든 저렇든 있는대로라도 스토리를 잘 꾸려갔으면 좋았을텐데, 결말이 영화를 너무 망치는 느낌입니다. 영화 초반까지는 그래도 뭔가 신선한 부분이 있는 스토리로 느껴졌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인물간의 관계나 스토리의 개연성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영화 전반의 '디테일'이 떨어지면서 여기저기에서 의문점이 생겨나는 것이죠. 


   그리고 결말... 나름 굉장한 반전을 노린건가 싶기도 하지만, 이런건 반전이 아닙니다. '뜬금포'인 거죠. 반전이라는건 나중에 돌아보면 '아! 이래서 그 때 그랬던 거구나'라고 느끼며 거기에서 느껴지는 희열, 감탄이 있어야 되는건데, 이건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말이 안되는 결말은 아니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결말인 것이죠. 슬픈 멜로 드라마인데 불치병과 집안의 반대 등 모진 역경을 이겨낸 커플이 마지막회에서 갑자기 교통사고나 다 죽으며 새드엔딩으로 끝나면 뭔가 이런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요즘 영화계가 무엇이 문제인건지, 뭔가 좀 빈약한 영화들이 쏟아지는 느낌입니다. 컨텐츠 산업 및 한류 열풍으로 영화는 많이 제작되고 있지만, 결국 배우에게만 의존하고 스토리는 좀 인기있음직한 걸로만 뽑아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과거 조폭영화 열풍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도둑들', '내부자들' 이후 그를 적당히 차용한 스토리와 구성의 영화들이 쏟아지네요. 역시 아쉬웠지만 결말전까지는 딱히 나무랄 부분이 없었던 한석규 주연의 '프리즌'을 재평가하게 됩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