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남한산성 ★★★★ 명량보다 많이 봐야 하는 영화

스마일루 2017. 10. 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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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루의 영화리뷰에는 스포일링이 없습니다.

(스포일링할 것도 없는 영화이긴 합니다. -_-;)




"아마 사람에 따라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영화일 것이다.

그렇듯 그 때의 일이 지금과 그대로 연결되긴 어렵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세지는 분명할 것이다."







스마일루의 영화리뷰 118번째







남한산성

★★★★


감독 : 황동혁 ('도가니', '수상한 그녀')

출연 :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


2017.10.06







- 순 서 -


(쿠키영상은 없지만 살짝 나옴)

호불호가 갈릴 영화 : 수작이지만 재미가

의미는 너무도 큰 영화 : 고증

정치인들이 봐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요즘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곧 개봉하는 '블레이드러너 2049'를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만(원편처럼 재미는 좀 떨어지려나...ㅠㅜ), 이번 추석 연휴에 뭔가 보긴 봐야겠어서 '킹스맨:골든서클'과 '남한산성' 중에 고민을 하다가 '남한산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한산성'을 봐야겠다며 강력히 주장하던 와이프님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만...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 중 재미가 떨어지는 영화가 많더라. 왜그럴까나...?"





   호불호가 갈릴 영화 : 연기는 좋지만 재미가


   저는 그렇지 않지만 와이프님이 후회를 하는 이유... 재미가 없긴 없습니다. 물론 영화라는 것이 재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재미'라는 것은 긴장감이나 영상미 같은 것으로 대체되기도 하는 것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전쟁을 체험하게 해준'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덩케르크'보다 '전쟁을 곱씹게 만든' 이 영화 '남한산성'을 더 흥미롭게 봤습니다만, 재미를 찾는 분들에게는 '덩케르크'나 '남한산성'이나 재미없기는 매한가지 일 것 같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일품입니다. 이병헌, 김윤석의 연기는 뭐 말할 것도 없죠. 김윤석씨의 연기는 너무 진지한 역할에는 안 어울리지 않나, 라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의 배역에는 참 잘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인조'를 연기한 박해일의 연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매체에서 보통 '남한산성'을 소개할 때 이병헌과 김윤석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박해일을 잊고 있었던게 사실입니다만, 왕의 기품을 가지면서도 유약한 인조를 너무도 잘 연기한 것 같습니다. '무능한 왕'하면 너무도 찌질하게만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야말로 적절한 수준에서 묘사가 잘 된 느낌이었네요.




"연기를 잘 하더라도 특정 캐릭터로만 수렴하는 배우가 있는데,

진짜 다양한 캐릭터가 가능한 배우, 그게 박해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미 우리에겐 굴욕적이었던 병자호란을 소재로 한 영화 이상 '발암' 스토리는 당연한 것이었는데요. 그를 단순히 짜증과 발암유발을 넘어 그야말로 참혹하고 암담하게 묘사하는데 잘 성공한 것 같습니다. 원작 소설이 잘 쓰여져서도 그렇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남한산성을 담은 영상미는 물론, 그야말로 뜻밖이었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결정적이지 않았나 싶네요.


   위에서 이야기한 연기, 분위기 등과 동시에 아래에서 이야기할 스토리나 묘사상의 고증이 더해지면서 이 영화는 분명히 지금까지 흥미위주에 머물렀던 한국 사극 역사상 보기힘든 수작임에 분명합니다...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실까는 또 다른 의문점이 되겠네요. 앞으로의 관객수가 기대됩니다. '명량'보다 더 많이 봐야 할 영화인데 말이죠.




"따로 음악만 있는걸 못찾아서...."

  



   

   의미는 너무도 큰 영화 : 고증


   영화의 의미로 넘어가보죠. 기사 댓글들에서 보니까 청나라와 조선 군대의 무기와 복식에 대한 고증이 매우 잘 되어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그런 것 까지도 고증이 잘 되어 있는지는 몰랐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삼전도의 굴욕'과 그 삼전도의 굴욕을 다뤘다는 그 자체입니다.




"뭐 지식이 없어서 복식과 무기까지 고증이 잘 된지는 모르겠다만...^^;;;"



   삼전도의 굴욕... 인조가 항복하면서 '삼배구고두례'라고 불리는 예를 청 태종 앞에서 보인 것이 그것인데요. 지금까지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것이 무슨 머리에서 피가 날 정도로 절을 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었는데 일단 그게 완벽하게 고증이 된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복식 역시 고증이 잘 된 것이라고 하네요. 실제로는 왕의 상징인 붉은 곤룡포를 입지 않고 남색 옷을 입었다는데 그것도 그렇고요.


   특히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굴욕적인 역사를 충실히 고증했다는 그 자체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아프고 슬픈 역사는 애초에 다루려 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그런데도 이를 충실하게 다뤘다는것은 높게 평가하는 것을 넘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심정인데요. 그 이유는 우리에게 굴욕적인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남한산성에서 처절하게 항전하는 백성들, 옷을 갈아입고 서문으로 걸어나가 청 태종에게 절하는 인조의 모습 등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다룬 사극이 그 사회에게 미칠 수 있는 좋은 영향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겠죠. 물론 이 영화 역시 원작 소설에서 다뤘던 '픽션'들을 가져와 사용했기 때문에 모든 부분들이 사실이라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군함도'처럼 아예 산으로 가버리는 것과는 격을 달리하니까요.




   정치인들이 봐야 하는 이유


   그래서 정치인들이 꼭 이 영화를 봤으면 합니다. 물론 정치인들은 정치인인지라 자신들의 진영에 맞게 영화를 재해석하긴 하겠죠.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의원의 경우도 '무능한 지도자'에 초점을 맞춰서 영화를 해석했던데요. 


   사실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영화의 결과, 역사적 사실만 놓고 보면 항복을 주장한 '주화파'가 끝까지 싸우자는 '척화파'보다 결과적으로 옳은 결과를 내었으니 명분보다는 실리가 중요하다, 라는 식으로 영화를 바라 볼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 역사가 그대로 지금과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 절대 진리는 아니겠죠.




[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명나라 방향으로 절을 올리는 인조와 신하들을 보며

2015년 피습당한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울며 기도하던 그 분들이 생각나더라."



   또는 분명 홍 의원처럼 무능한 지도자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무능한 영의정과 전쟁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백성들과 군대를 다그친 신하들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겠지요.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내부에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트럼프, 문재인 행정부와, 전쟁할 자신도 없으면서 목소리만 큰 야당 정치인들... 모든 것들이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뭐 그런 다양한 시각들을 넘어 그래도 이 영화가 주는, 삼전도의 굴욕에서 배울 수 있는 역사적 교훈은 분명하겠죠. 백성을 살리는 길을 찾아야 한다, 현실은 알지도 못하면서 안에서만 떠들면 안된다, 는것 말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입니다만, 정말 우리의 정치인들은 그런 일을 행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지금의 우리 정치인들은 그렇게 못나 보이던 인조와 그 아래 신하들 보다 나은 걸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수작 영화, '남한산성'... 기회되시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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