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덩케르크 ★★★☆ 결국 노잼. 긴장감만을 위해 만들어진 과도한 경건함의 영화

스마일루 2017. 7.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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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루의 영화리뷰에는 본래 스포일러가 없습니다...만,

오늘은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막 다 말해볼 예정입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지 잘 알겠다.

하지만 문제는, 확실히 재미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긴장감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조너선 놀란이 출동해야 하는게 아닐까?"







스마일루의 영화리뷰 117번째







덩케르크

DUNKIRK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영국인임)

출연 : 톰 하디, 마크 라이런스, 케네스 브래너, 킬리언 머피, 핀 화이트헤드


2017.07.20

IMAX 2D






- 순 서 -


(쿠키영상 없음)

열광하는 이유 : 영상, 연출

그런데 재미가 너무 없다

재미없는 이유 : 경건함 + 설마 조너선?










   안녕하세요. 무조건 솔직한 블로그의 스마일루입니다.


   덩케르크! 진짜 '인셉션',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 '메멘토'까지... 정말 완벽하게 반해버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여서 너무나도 기대했던 영화였고, 그래서 개봉일에 IMAX 2D로 봤습니다. 최고의 IMAX 2D 상영관은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너무 실망이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본 많은 관객분들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어떤분은 '이건 좀 알고봐야 재미있겠다'라는 식으로 돌려말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밀덕'까지는 아니지만 덩케르크 전투를 비롯 2차세계대전 전반에 관심이 많아 영화에서 놓칠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됨에도 단언컨데 그냥 재미없습니다. 




"그나저나 스핏파이어의 랜딩기어가 겨우겨우 내려오던 장면,

랜딩기어의 레버를 반복해서 당기던 그 장면...

마치 절름발이 처칠의 모습을 연상시키던데 그런거 아니었을까?

나만 그런생각했나...?"






   열광하는 이유 : 영상, 연출


   '까기에 앞서', 일단 이 영화가 평단의 극찬을 받고 해외 유명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도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먼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확실히 그럴만한 이유는 있는 영화거든요. 


   바로 영상과 연출입니다. 일단 영상미는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멋지긴 했습니다. 물론 현실 배경이기 때문에 '인터스텔라'와 같은 충격을 주는 영상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영상을 새로운 구도에서 잘 잡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봐도 폭풍전야인것만 같은, 사람들이 늘어선 해변과, 바다에 착륙하는 스핏파이어의 시선과 하늘을 누비는 전투기의 느낌들... 연출과 잘 어우러지면서 멋진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어느 장면에서 스틸컷을 뽑아도 포스터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더불어서 전반적인 연출은 확실히, 굉장히 칭찬하고 싶었습니다. 침몰하는 배와 그 안의 사람들의 모습, 작은 고깃배에서의 젊은 병사들간의 대립, 배를 기다리는 병사들의 전반적인 모습과 독일 메서슈미트 전투기 및 포격의 공포 등, 당시 상황을 현실적으로 잘 보여주는데에는 확실히 성공한 영화입니다. 





"사실은... 실제 당시 모습을 영화로 그대로 옮겼을 뿐이랄까?"




   그런데 재미가 너무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혹자는 그게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은 어떤 영화 교본이 아닙니다. '멋진 영상과 연출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나열하는 그런 영상물은 아니라는 것이죠.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재미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재미란 무슨 '웃긴'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흥미, 몰입도 등을 말합니다. 물론 영화가 반드시 재미있어야 하는건 아닙니다만, 이건 뭔가 굉장히... 아무것도 없는 느낌입니다. 자세히 이야기 해보죠.


   우선 세가지 다른 시간의 사건들이 만나게 되는 구성... 그건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물이 재등장하게 되는 모습도 괜찮았고 그 과정에서 흥미도 조금 생기긴 합니다. 동시에 그 긴장된 상황속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저마다의 심리를 보여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 역시 흥미로우면서 긴장도 되고요.


   긴장...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긴장'만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그렇습니다. 한스 짐머의 음악은 그 어느때보다도 멜로디 없이 쿵쾅쿵쾅 쏟아져들어오고, 그 누구도 그 난관을 영화가 끝날때까지 헤쳐나가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생하며, 그 과정에서 현실이라면 결코 이렇게 말하고 넘길 순 없겠지만 영화적 측면에서는 아주 단조로운, 그런 죽을 고비를 지속적으로 넘겨가며 긴장을 계속 주입합니다. 


   그 과정에 흥미,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다소 무미건조한 죽음, 침몰, 추락이 멈추지 않는 음악과 함께 반복됩니다. 물론 그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데에는 분명히 성공한 듯 합니다. 하지만 흥미요소가 굉장히 제한된 이런 시청각 상황에서 솔직히 지루한 느낌도 많이 들고 한편으로는 다소 고통스럽기도 하더군요. 


   고통스럽다고 느낄정도의 느낌... 그런면에선 덩케르크에서 죽은 원한많은 귀신이 만든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고 평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노잼'이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대단하지 않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런 절망과 공포가 반복적으로 다가오는 것...

그것이 전쟁이고, 그것을 영화에 담아냈다는게 놀랍지만,

그걸 영화로 굳이 봐야 하나, 이걸 어떤감정으로 봐야 하나, 라는 의문은 피할 수 없더라."





   재미없는 이유 : 경건함 + 설마 조너선?


   왜 이렇게 되었을까... 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당연히 크리스토퍼 놀란이 애초에 그런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굉장한 연출 실력을 보여주는 한 영국 감독은, 자국의 위대한 역사를 그야말로 경건하게 담아낸 것입니다. 당시의 인물과 상황을 최대한 마음에 파고들도록 만들겠다는 염원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잘 이해되는 영화입니다. 


   또 하나는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만, 이번 영화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이자 지금까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들의 각본작업에 참여한, '조너선 놀란'이 이번에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일단 그렇게 알려지고 있죠?


   조너선 놀란은 '메멘토 모리'라는 소설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에 큰 영향을 미쳤고, '다크나이트'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는 공동 집필로 참여하였죠. 깨알같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작품이었던 '배트맨 비긴즈'에는 참여하지 않았고요. '인터스텔라'에는 물리학 수업까지 들어가며 참여했고, '인셉션'에는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놀란 감독과 회의를 같이 했다고 합니다.




조너선 놀란 : "형이랑 싸운건 아닙니다ㅋㅋ"




   이번엔 어느정도로 조너선 놀란이 덩케르크에 참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사도 정말 없는 이 영화에 조너선 놀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일각에서 있었던 '조너선 놀란은 각본, 크리스토퍼 놀란은 연출력이다' 라는 말이 이번 영화로 증명된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입니다. 경건하고 소름끼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이런 영화도 분명 큰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만, 아주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하지만 스타일은 또 다른 굉장히 놀라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무리해서 보실 필요는 없고, 보신다면 재미가 없더라도 연출력과 영상미는 건지셔야 하니 IMAX로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문장 어색한 부분 & 오타 수정 (2017.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