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상·여행

실망과 감동의 강릉여행 - 아직은 부족

스마일루 2019. 10. 19. 21:33
728x90



"좋은데는 꽤 좋았지만,

그냥 대충 장사하는 곳들도 많더라.

여전히 피서지 장사 스타일 못 버린 곳이 많아

제주도처럼 되긴 먼 것 같다."







- 대략적인 순서 -


소떡소떡

실로암 메밀국수 : 대박

박이추 커피공장 : 아포가토 먹을 것

세인트존스 경포호텔 : 아쉽

엄지네 포장마차

경포호수공원 : 관광자원 개발 좀

토담순두부 : 모두부를 먹자

순두부젤라또 : 강릉의 희망

피노키오 박물관 : 아이 없다면 별로

키크러스 커피 : 가지 말 것

미르마르 커피 : 그냥저냥

강릉과 제주도의 차이

중화짬뽕빵 : 짬뽕맛 드세요

배니닭강정 : 닭강정 맛

오징어를 사자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9월에 강릉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후기를 못 올렸네요. 나쁘진 않았지만 딱히 굉장히 좋았던 것도 아니고 해서... 뭐 그냥저냥이었는데, 그 그냥저냥의 느낌을 좀 공유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니 가볍게 참고만 하시면 될 듯 합니다. 







   가는길에 홍천휴게소에 들렸습니다. 이곳은 이영자씨가 추천한 '소떡소떡'이 유명한 휴게소라고 하더군요. 아마 굉장히 오래되었을텐데, 아무튼 유명하다니 안 먹어 볼 수는 없었습니다. 







   초점은 우동에 맞춰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떡소떡은 맛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소세지와 떡입니다. '소떡소떡'이라는 메뉴가 이곳에서 처음 생겼다면 그것에는 의의가 있겠습니다만, 맛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너무 실망한 나머지 맛있는 것을 먹기위해 강릉으로 가지 않고 잠시 양양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실로암 메밀국수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해서 가봤는데요. 









   원래는 줄을 서서 먹는다고 하지만, 여름은 지났고 또 평일이었기에 정말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뭐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온 메밀국수와 수육... 진짜 이건 미쳤습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메밀면 맛이 좋다는 다양한 음식점들을 가보았지만, 사기꾼스러운 곳들도 많았고 꽤 괜찮은 곳들도 많았는데, 여긴 정말 맛있습니다. 


   수육도 진짜 너무 맛있어서 안 시켰으면 후회할 뻔했습니다. 아, 양양 여행을 갔어야 했나 싶더군요. 









   다시 강릉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박이추 커피공장이 있습니다. 강릉쪽이 또 커피로 유명하죠? 








   평소에 비싸서 잘 안먹던 하와이 코나 커피를 마셨는데 참 맛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그건 원두가 맛있으면 맛있는거죠. 


   진짜 맛있었던건 바로 이 아포가토입니다. 요즘 아포가토라고 카페들에서 내 놓는 것을 보면, 아이스크림은 금새 다 풀어져 녹아버리고 커피는 그저 쓰기만 해서 맨날 후회하게 되는 메뉴가 바로 아포가토인데요. 


   그런데 여긴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제대로입니다. 아이스크림도 부드러우면서도 공기가 적어 바로 녹지 않고, 커피는 진하고도 초콜릿 향이 있는 것이 정말 참으로 완벽한 아포가토입니다. 








   걸으면서 찍으니 삐딱하게 나왔네요. 숙소는 세인트존스 경포호텔입니다. 정말 엄청나게 크고 또 깁니다. 세인트존스, 뭔가 이름은 고급지죠. 4성급 호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호텔은 뭔가 좀 허접합니다. 허겁지겁 만든 티가 곳곳에서 납니다. 









   방 안도 그렇고요. 이런건 검수도 안하나 싶더군요. 나름 겉보기에 좋은 호텔이 호텔스닷컴에 꽤 싸게 올라오길래 비수기여서 그런가 했는데, 그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뭐랄까... 호텔을 흉내낸 콘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숙소는 깔끔한 편이고 전망도 좋긴 합니다. 









   추가 요금 품목이 상당합니다. 수영장도 일반적인 호텔들과 달리 돈을 받고요. 호텔을 흉내낸 콘도라는 것,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지역적 현실을 여기에서 엿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가족단위로 방문하게 되는 숙박시설이고, 그렇게 됐을 때 수건과 생수를 무한정 제공하기 어려우며, 투숙객에게 내부 수용장을 무료로 개방했다간 인피니티 풀이 난장판이 될테니 이렇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 물론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겠죠...








   안 가볼 수 없죠. 엄지네 포장마차에 왔습니다. 사람 정말 없고 한산했습니다.ㅋㅋㅋ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백화점 팝업스토어로도 많이 맛 볼 수 있긴 합니다. 술 한잔 하기엔 좋을 것 같습니다만... 








   뭔가 볼 것이 너무 없어서 찾다 찾다 찾은 곳이 바로 경포호수공원입니다. 꽤 오래전에 왔었는데 많이 변했더군요. 평화의 소녀상도 있었습니다. 숙연... 










   하지만 딱히 볼 것은 없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니어서도 그랬겠습니다만, 그 외에도 뭐가 너무 없었습니다. 줄 타고 움직이는 나룻배도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고요. 만들었으니 땡, 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애초에 자연을 느끼는 곳이긴 합니다만...


   경포호수는 참 멋진 곳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이 진짜 멋지게 개발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전히 뭐... 그냥 큰 호수일 뿐입니다.









   강릉에 왔으니 또 두부 맛을 봐야죠. 예전에 강릉에 왔을 때 두부 전골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또 시켜보았는데, 이젠 그 때의 감흥은 없네요. 맛 없었다는 건 아닙니다.ㅋㅋ 아무튼 맛있었고요. 








   그래도 진짜 맛있었던 건 이 모두부였습니다. 두부전골은 그냥 평범한 김치두부전골 맛이었다면 이 모두부는 진짜 초당두부의 맛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마트에서 파는 두부들 다 너무 물러서 살 때마다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데 이건 참 맛있더군요.ㅋㅋ 


   아, 여기는 '알쓸신잡'에 나왔던 토담순두부라는 곳인데, 두부집이야 유명한 곳이 이곳에 워낙 많으니 아무데나 가서 드셔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순두부 젤라또를 먹으러 갔습니다. 근처에 있더군요. 여기도 원래는 엄청나게 줄을 서야 한다고 했지만, 가서 곧바로 살 수 있었습니다. 








   순두부 젤라또라고 하기에 뭔가 상상이 잘 안되더군요. 그저 두부처럼 하얘서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순두부 젤라또도 사고, 인절미 젤라또도 샀습니다. 










   그런데 이건 와... 미쳤습니다. 순두부 젤라또는 단언컨데 강릉의 희망입니다. 강릉 바닷가 앞에는 순두부 젤라또가 있어야 하는 것이며, 강릉의 자영업자 모두가 이걸 따라하느라 혈안이 되어있어야 정상인 것이 바로 이 순두부 젤라또입니다. 


   맛있습니다. 고소하고요. '순두부 젤라또'는 명사가 아닌 형용사였던 것입니다. 이름이 맛 그 자체입니다. 인절미 젤라또는 맛있었는데, 그냥 인절미 맛이라 잊혀졌습니다. 










   그리고 피노키오 박물관에 갔습니다. 알쓸신잡에서 여기를 왜 왔었나, 했는데 앞서 말했지만 강릉에 볼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곳이 생기고 또 나름 흥하게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신기하면서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앞에 서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피노키오들이 여느 박물관들처럼 실상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닌, 모두가 정상 작동한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지만, 어른에겐 그다지 놀라운 무언가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오면 참 좋을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 외의 커플들에겐 별로인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입장료가 다소 아깝더군요.









   안목 해수욕장입니다. 수호랑이 없어서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반다비에겐 미안하지만, 수호랑이 메인 아닙니까? 










   카페를 두군데 갔습니다. 두군데 간 이유는 첫번째 카페가 너무나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죠. 우선 KIKRUS COFFEE입니다. 2층의 전망은 나름 괜찮죠? 뭐 이쪽 카페 전망이 사실 다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맛이 없었습니다. 커피도 맛이 없었고, 자몽에이드도 그냥 가루타서 만든 맛이었습니다. 빵 역시 별로였고 직원분은 빵 속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 건지 잘 모르셔서 결국 플레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그 역시 실망스러웠습니다.


  연탄빵이 명물이라고들 하는데, 사서 나중에 먹어보니 팥이 맛이 없고 별로였습니다. 초코박힌게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네요. 모양이 특이해서 그렇지, 순두부 젤라또에 비하면 이것은 명물이 되어서는 안되는,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미르마르 커피라고 옆에 또 카페가 있었는데요. 루프탑이 있는 건물도 있었지만 다른 곳으로 들어가봤습니다. 공간은 특별한 것이 없었고 그냥 경치가 좋았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 쪽 카페는 다 좋습니다.








   복숭아 에이드였나? 그거랑 아인슈페너를 시켰는데, 에이드는 역시나 실망스러웠고, 아인슈페너는 그나마 먹을만 했습니다.


   이 쯤 되니 중간에 있던 스타벅스가 이해되더군요. 와이프님이랑 오면서 '누가 여기까지와서 스타벅스를 갘ㅋ'했는데, 이 동네 사시는 분들은 스타벅스 가실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바닷가 근처 카페들이 상호간의 경쟁이 심하고, 그 가운데서 퀄리티가 좋은 음식들이 마구 튀어나오는데, 강릉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연남동, 을지로처럼 떠올랐던 제주도의 해변들과는 달리, 강릉의 이곳은 원래 유명하고 비싼 곳이었고, 그래서 거대한 카페들은 들어섰을지언정 실속은 너무나 떨어집니다. 


   그야말로 자리로 장사하는, 옛날 90년대 피서지의 장사방식이 껍데기만 바뀌고 그대로 인 듯 하여 씁쓸했습니다. 멋진 카페들이 늘어섰다길래 제주도 같을 줄 알았던 저희의 생각이 완전히 착각이었던 거죠.  








   중앙시장에 갔습니다. 여러 유명한 맛집들이 또 한산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중화짬뽕빵을 먹어보았는데요. 짬뽕빵은 맛있더군요. 하지만 같이 파는 크림맛이었나요? 그건 별로였습니다. 가게 이름이 '강릉 중화짬뽕빵'인 이유가 있습니다. 








   닭강정 집들의 경쟁이 굉장한 것 같더군요. 배니닭강정을 사서 먹어보았는데요. 뭐 닭강정입니다. 닭강정 집들이 우르르 생겼다 사라지는 이유가 다 있죠. 









   오징어를 좀 사왔습니다. 요즘 오징어가 비싸잖아요? 그래도 좀 떨어진 것 같긴 하던데... 그래서 오징어를 샀는데, 가격도 서울-경기도 마트보다는 저렴하기도 했고, 맛도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중앙시장 쪽은 옛날에 철길이었는데 바뀐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참 잘 꾸며놓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강릉은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참신한 가게들이 전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관광지인 제주도에 비하면 많이 뒤떨어져보입니다. 참신한 가게들이 적고, 그나마 있는 가게들의 참신함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희망도 보였지만, 원래 유명관광지여서 그런가 '뜰 수 있는' 지역은 이미 없고 그 자리는 이미 그저그런 가게가 차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짜 오래전 경포 해수욕장에 갔었던 기억이 전 너무나 선명합니다. 햇볕은 엄청나게 쨍쨍하고, 바다는 정말 남색으로 느껴질 정도로 진해서, 그 풍경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여전히 그 때의 그 바다가 동해바다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제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멋진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상권의 '창조적 파괴'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순두부 젤라또 만이 희망이 아닐까 싶네요.ㅋㅋ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질문은 환영이고요,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