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2018.11 우주개발소식 - 한국도 고체로켓?, 유럽도 민간로켓경쟁시작

스마일루 2018. 11.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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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우리도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를 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꾸게 될지도 모르고 말이다."







- 순 서 -


(오우무아무아 / 다가오는 이벤트들)

KARI - 우리나라도 고체로켓 개발할까?

ESA - 유럽도 상업우주발사체 만든다!

(NASA - 블랙홀프라이데이!)









   안녕하세요. 두 달에 한번씩 돌아오고 있는 우주개발소식입니다.


   지난 두 달간 여러 우주관련소식들이 많았는데요. 우주개발소식은 아닙니다만 인터넷 상에서 적잖이 화제가 되었던 우주 소식이 바로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였습니다. 천체관측사상 최초로 태양계 밖에서 온 천체로 추정되는 오우무아무아는, 태양계 윗쪽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지구의 공전면 윗쪽에서 태양계로 진입해와 현재는 태양계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당연히 큰 관심을 끌었고 많은 관측이 이뤄졌는데요. 길쭉한 모양도 특이하지만 태양근처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빨라지는 기현상을 보여,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에서 외계의 탐사선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여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관측해보니 태양근처에서는 얼음이 녹거나 가스가 분출한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요.





"그야말로 모든 것이 특이했던 녀석... 놓친게 아쉬울 뿐."




   물론 이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길쭉한 물체가 우주선 같지 않게 계속 회전하고 있고, 관측은 안되었다고 하지만 태양 근처에서 빨라졌으니 얼음이 기화되거나 가스가 분출되었을 가능성 역시 분명 있고요. 하지만 그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외계의 우주선일 수도 있죠. 그래서 아쉬운게, 직접 탐사선을 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 입니다. 물론 2017년 말에 발견되었고 그 땐 이미 어쩔 수 없었지만, 사실 외계의 탐사선이 아니더라도 굉장한 이벤트였거든요. 태양계 밖에서 온 최초의 천체라니... 아쉽습니다. 인류의 심우주 관측 능력이 더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얼마 남지 않은 2018년에 우주 탐사 관련 이벤트들이 줄줄이 있어 짧게라도 소개해드려야 할 것 같네요. 우선 첫째는 이번 글을 미뤄야 하나 고민하게 했던, NASA의 '인사이트' 화성 탐사선의 화성착륙이 11월 26일에 예정되어있습니다. 작은 큐브셋도 두 개나 함께 들고 갔기 때문에 착륙 생중계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중요한,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가 11월 28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글 한번 참고해보시고요. 그리고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12월 초에 소행성 '베누'에 도착합니다. 샘플 채취 후 귀환할 예정인데 샘플 채취는 2020년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SpaceX는 12월에만 ISS화물선, GPS위성, 이리듐 위성(재사용로켓) 총 세번의 발사가 예정되어 있더군요. 역시 기대가 됩니다만, 일단 '인사이트'부터 지켜보기로 하죠.








KARI - 우리나라도 고체로켓 개발할까?


   앞서 설명드린대로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발사가 11월 28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10월 발사 예정이었지만 문제가 발견되어 연기된건데요. 아무쪼록 잘 발사되어 우리가 새로 개발한 75톤급 액체엔진의 시험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SpaceX처럼 엔진을 묶어서 차세대 발사체도 쑥쑥 뽑아낼 수 있겠죠? 물론 엔진 묶는게 쉬운건 아닙니다만... 





"재차 말하지만, 시험발사체는 엔진시험용일 뿐이라는거~!"




   그런 가운데, 또 한국 우주개발과 관련한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습니다. 바로 한국형 고체로켓 개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그것이었죠. 


   지난 11월 12일에 외교부는 한국이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는 문제를 한미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979년 미국의 요청으로 체결된 한-미 미사일 지침... 이후 북한의 위협에 따라 정말 거북이 기어가듯 최소한의 한도로만 조금씩 개정되어오던 이 지침은, 2017년 9월에 모든 미사일에 대한 탄두, 사거리 제한을 완전히 없애게 되면서 '고체로켓 사거리 800km'라는 제한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없어지려 하는 것이죠. 


   이는 외교적으로 적잖은 논란을 낳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래서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큰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고체로켓 사거리 제한을 풀어버리게 되어 만약 인공위성을 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우리가 만들어 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곧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로 연결되기 때문에 주변국, 특히 중국에서 반발이 클 수 있거든요. 하지만 요즘처럼 미중관계가 나쁘다면 기대해 볼만한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ICBM을 시험발사하며 위성을 궤도에 올린바 있습니다. 또 전에 우려스럽다고 전해드렸던 것처럼,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 역시 JAXA에서 고체로켓 '입실론'을 통해 위성발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입실론'은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노트북 한 대로도 발사와 제어가 가능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모듈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사실상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동식 탄도미사일의 느낌도 강하게 드는 상황이죠. 



[참고글 : 2016.12 우주개발소식 - 일본의 신형고체연료로켓]

"군사적 목적으로 일본의원들이 겨우 살려낸 일본의 고체로켓 프로젝트... 의도가 노골적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위성발사가 가능한 고체로켓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면... 정치군사적인 파장도 분명 있겠지만, 우주개발 측면에서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처럼 그 '흑심'은 둘째치고라도, 경제적인 고체연료발사체는 굉장히 매력적이란 말이죠? 그래서 저가 발사체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고체연료에 주목하고 있기도 하고요. 미래 우주경쟁이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를 보유하는 것은 확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나아가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는 대륙간탄도탄이나 적 군사위성을 요격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군사분야와는 좀 동떨어져 운영되는 듯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이, 군사적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겁니다.


   굉장히 기대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네요. 다 떠나서 일본도 있고, 중국도 있고, 북한도 있는데, 우리만 없는거...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ESA - 유럽도 상업우주발사체 만든다!


   진짜 오랜만에 ESA 소식 전해드리네요. 보니까 2018년 3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ㄷㄷㄷ 그래도 이번엔 좀 흥미로운 소식이 보이네요.


   최근 ESA에서 '파이 위크'(Φ-week)라는 워크숍이 하나 열렸습니다. 2016년부터 진행해 온 'EO Open Science'라는 컨퍼런스의 변형인 것 같은데요. 여튼 워크숍 중에 유럽의 우주산업관련 업체의 소형 발사체 소개가 있었는데 그와 관련된 내용이 ESA에 올라왔습니다. 보니까 잘 안 알려졌던 발사체 및 업체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물론 이미 열심히 쏘고 있는 SpaceX와 최소 시험발사라도 하고 있는 Blue Origin에 비해서도 많이 뒤쳐져 있습니다만... 


"귀여운 수준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저런게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는 일이지..."




   그래도 업체들의 면모를 하나씩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흥미있는 내용도 많고요. ESA에 각 업체별 발표자료까지 PDF파일로 올라와있는데요. 하나하나 간략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LS SPACE는 2011년에 스페인에 설립된 업체인데요. ARION2라는 발사체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목업(mockup) 테스트를 한다고 하고 실제발사는 2021년으로 계획되어 있는데요.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사용하고 지구저궤도(LEO) 페이로드는 150kg을 목표로 하고 있어, 나로호와 굉장히 비슷한 발사체가 될 듯 합니다. 


   스페인의 Deimos사와 영국의 Orbex사는 파트너쉽을 맺고, Deimos사가 발사와 관제를, Orbex사는 보유하고 있었던 Prime 발사체를 이용해 우주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Prime 발사체는 ARION과 비슷한 수준의 발사체로 역시 2021년에 시험발사 예정인데요. 업체는 액체산소와 함께 LPG를 이용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어떤 효율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MT AEROSPACE사는 우주시장을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런거 꼭 있죠? 여튼 2020년 중반이 되면 통신업체들의 500kg급 위성과 사물인터넷용 200kg급 인공위성 시장이 급격하게 커질 것이라면서, 200kg급의 발사체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대형 업체죠? 에어버스사가 지분 50%를 투자한 아리안 그룹도 소형 발사체를 준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형회사답게 3년 내에 시험발사 예정인 재사용가능한 로켓(Bavaria one)과 노르웨이의 하이브리드 추진기술을 이용한 저가형 발사체 두개에 대한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Bavaria one이라는 발사체가 굉장히 특이하더군요. 독일 정부가 아닌 독일의 '바이에른(Bavaria)'주에서 개발하고 있는 발사체였습니다. 독일 클라스가...ㄷㄷㄷ





"이미 대형 발사체들을 가지고 있는 업체도 소형발사체를 준비한다.

이게 뭔가 시장이 있긴 있는듯."




   이런걸 보면 소형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소형발사체가 시장성이 있다는 생각이 적잖이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 ISRO에서 소형위성을 100여개나 쏘아올렸던 것처럼 대형로켓이 소형 로켓들을 우르르 싣고 올라가 발사하는게 뭔가 저렴할 것 같지만, 원하는 때에 원하는 궤도로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소형발사체가 미래엔 분명 매력이 있겠죠?


   한편으로는 미래에 정말 그렇게 작은 위성들을 쏘아댈(?) 상황이 온다면, 궤도가 포화되고 우주쓰레기가 넘치는 문제들도 분명 생길 것 같네요.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그런 쪽 사업도 노려보는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여튼 유럽에서도 민간 차원에서 우주에 뛰어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한 상황입니다. 2020년 중반이 되면 정말 난리도 아니겠네요. 맨날 우리나라는 늦었다고 했었는데, 그래도 2021년엔 톤 단위 탑재중량의 발사체를 쏘아올릴테니 그렇게 많이 늦은건 아닌 것 같죠?





   오늘은 NASA 소식은 없습니다. 사실 올리려면 올릴만한 소식들이 정말 많았는데 딱히 확 끌리지는 않는군요. '케플러 망원경'이 활동을 끝낸 슬픈 소식같은건 이제 그만... 그래도 끝까지 뭐 올릴꺼 있나 보고 있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 NASA 홈페이지에 가보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NASA에서는 2014년부터 '블랙홀프라이데이'(Black-hole Friday)로 부르면서 블랙홀과 관련된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흠, 뭔가 공돌이스러운 아재개그 느낌이죠?ㅋㅋㅋ 이번글은 짧게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블랙홀 프라이데이지만 인사이트는 잊지 말라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