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2018.09 우주개발소식 - 일본은 이제2위?, NASA선정 10대 기술

스마일루 2018. 9. 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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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행성 탐사 우주선 '하야부사2'에 탑재된 착륙선 'Rover-1A'가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보낸 사진]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일본의 우주과학 기술력은 러시아를 능가했다고 생각한다.

유인우주비행도 시간문제일 뿐 아닐까?"







- 순 서 -


(오퍼튜니티, 아직도 연락없어 : 실시간 링크)

JAXA - 하야부사2, 류구에 착륙선 보내다!

NASA - '티핑포인트 기술' 10개 선정해 지원한다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어느덧 두달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우주소식 시간이네요. 슬슬 2018년도 지나가는 듯 합니다. 지난 시간에 전해드렸던 우리 KARI의 75톤급 로켓을 시험할 시험 발사체의 발사도 다가오고 있고, 연초에 2018년의 이벤트로 소개해드렸던 하야부사2의 류구 도착 소식도 오늘 전해드리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나저나 올해에는 뜻밖의 비보가 들려왔으니, 지난 시간에 전해드렸던 화성의 초거대 모래폭풍으로 태양광 발전이 중단되면서 신호가 끊긴 화성탐사로버 '오퍼튜니티'가, 모래폭풍이 모두 걷힌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다는 소식이 그것입니다. 2018년 6월 10일부터 무려 세달 넘게 침묵하고 있는 것인데요. 햇빛을 받으며 다시 시스템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확실히 지금의 상황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오퍼튜니티의 소식을 한번 확인해보시죠.




[올해 2월, 셀카가 불가능한 오퍼튜니티가 5000화성일(Sol 5000) 기념으로 현미경을 이용해 스스로를 촬영한 사진]


"오퍼튜니티... 태양전지판이 완전히 뒤덮여버린 것은 아니겠지? ㅠㅜㅠㅜㅠㅜ"

화성 로버 현황 확인 : https://mars.nasa.gov/mer/mission/status.html







JAXA - 하야부사2, 류구에 착륙선 보내다!


   아시는 분들은 그 '감동적인 결말'로 인해 잘 아시겠습니다만, 하야부사2 이전에 '하야부사1'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샘플 채취를 시도하다 실패하여 탐사선을 직접 소행성에 충돌시켜 샘플을 채취했고, 그 때문에 탐사선이 고장나 2007년에 귀환할 예정이었던 탐사선이 2010년에야 겨우 귀환했는데요. 이번 하야부사2도 하야부사1과 거의 비슷해서 사실 처음엔 하야부사1의 재탕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본적으로는 재탕이 맞긴 하고, 재탕이 아닌 '하야부사 마크2'가 준비되고 있긴 합니다만, 이번 하야부사2 역시 무시할 것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기능들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착륙선도 1개가 아닌 3개로, 샘플 채집도 쇠구슬을 소행성에 발사하는게 아니라 폭탄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소행성 내부 토양의 채집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지난번 하야부사1이 인류 최초로 달이 아는 천체의 샘플을 가져오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그 진행과정은 엉망진창이었던 반면, 이번엔 샘플도 제대로, 많이, 정상적으로 채취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겁니다. 시행착오의 결과랄까요?


   그런 하야부사2가 올해 6월에 류구 상공에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9월에는 착륙선 3개 중 하나인 미네르바II1 역시 정상적으로 발사해 착륙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앞으로 남은 두개의 착륙선 중 MACOT을 10월에 먼저 착륙 시키고, 가장 중요한 목표인 표면 샘플링을 연말에 실시한 뒤, 2019년 중에 미네르바II2를 착륙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2019년 말에 지구로 궤도를 변경, 2020년 말에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다사다난한 귀환과정 없이 잘 도착했으면 좋겠네요.





"하야부사2에는 탐사선이 3개가 있다. 미네르바II1, 미네르바II2,

그리고 유럽에서 만든 'MASCOT'(옆에 붙어있어서 사진에서 안보임;;)."





"미네르바II1의 경우에는 안에 두개의 로버 Rover-1A와 1B가 들어있음."





"원통 모양이 미네르바II1에 들어있는 Rover-1A와 1B, 팔각기둥모양이 미네르바II2에 들어있는 Rover-2.

중력이 워낙 약하기 때문에 로버 내부에 회전하는 질량체로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착륙한 Rover-1A가 보낸 사진. 크으~ 이것이 소행성이닷!"




   이런 일본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물론 일본의 우주과학기술력은 원래 굉장한 수준이었습니다만, 여러가지로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이제 유럽우주국인 ESA급에 접어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 다음인 세계 2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미국 다음으로 잘나가던 러시아가 있긴 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국제우주정거장에 사람을 보낼 때 사용하는 로켓은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일 정도로 미국 말고는 유일하게 유인우주선과 관련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과거의 기술들을 재탕하고 있음은 물론 새로운 기술들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란 말이죠? 물론 그야말로 내공이 있는 국가라 작정하고 달려들면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겠으나, 오래되어 큰 발전이 없는 유인우주비행을 제외한 차세대 발사체와 심우주 항해, 인공위성을 비롯한 탐사선과 착륙선의 개발 능력 등 나머지 전반은 일본이 러시아 보다 훨씬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현실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의 유인우주비행도 마음만 먹으면 금방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미국의 민간기업 SpaceX사도 화물선인 Dragon을 개조해 유인우주선을 만드는 것처럼, 일본도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송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HTV 화물선을 개조하면 유인우주선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완성할 수 있을테니까요.


[순위는 2011년 순위. 아래 그래프는 2010년]


[그 그래프의 확대버전]


"Futron이라는 곳에서 우주기술 경쟁력을 평가하는 듯 한데 2010년 이후 결과는 찾기가 어렵다.

여튼 일본은 2010년, 2011년 모두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어떨까? 중국도 많이 치고올라오긴 했겠다만...

그리고 생각해보면 한국도 순위가 꽤 높은 상황이다."




   우리도 빨리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우주기술은 생각보다 뒤쳐진 것 같고, 또 모든 것이 멀게만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경제력 순위보다는 우주기술력 순위가 높을 정도로 늦었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발사체 역시 10월에 실시될 75톤급 엔진 시험발사체의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정말 그 엔진을 묶어 제대로된 발사체를 만들 수만 있다면, 앞으로 발사체 분야는 충분히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탑재체인 인공위성 능력은 원래 어느 정도 되는 상황이니 달 탐사 정도는 정말 문제 없겠죠. 


   정말 많이 했던 말입니다만, 먼 미래엔 정말 우주에 얼마나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가별 국력과 경제력이 달라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과거 신대륙에 진출했던 제국주의 열강들의 경쟁구도가 우주진출을 놓고 재현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이며,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비록 미국이나 중국 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몫을 어느 정도 챙길 정도는 되어야 지금보다 한단계 도약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나가는 일본이 부럽네요. 우리도 10월 시험발사를 기대해봐야 겠습니다.






NASA - '티핑포인트 기술' 10개 선정해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SpaceX사의 BFR 제원공개 소식과 SpaceX사가 2019년 4월에 첫 유인우주비행 발사를 하기로 한 것이 나름 큰 화제였습니다만, 우리는 좀 덜 유명한 소식에 집중해보기로 하죠. 덜 유명한 소식들 중에 제 눈길을 끌었던 소식이 있는데요. NASA에서 '티핑포인트 기술' 10개를 선정해 초기 지원을 비롯하여 중간에 추가지원까지 모두 합해 440억원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그것이었습니다.




NASA : "받아랏, 돈!ㅋㅋ"



   이런 기술, 산업적 측면에서 '티핑포인트'라고 하면, 어떤 기술이나 산업이 기술적 성숙, 수익성 확보 등 어떤 계기나 환경이 갖춰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시점을 말하는데요. NASA도 같은 의미로 우주 탐사를 용이하게 만들고 촉진시킬 기술을 선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주 공간 활용

   - 착륙선을 위한 극저온 유체관리 + 강화된 추진체 기술 (Blue Origin, 1백만 달러)

   - 인공위성 및 탐사선의 수명 연장을 위한 이온엔진용 '크세논' 연료의 우주공간 내 재보급 기술 (Space Systems / Loral : SSL)

   - 전원 차단 등의 상황 발생시 로켓과 그에 탑재된 착륙선의 극저온 활동 시간 증가를 위한 통합유체관리 기술 (United Launch Alliance : ULA, 1백만 달러)


   우주 공간 내 효율적이고 안전한 이동

   - 빙점이 낮은 추진체를 사용해 무게와 필요 전력을 낮춘 심우주 추진엔진의 개발 (Frontier Aerospace Corporation)

   - 극저온 상태에서의 튼튼한 단열 기술 (Paragon Space Development Corporation)

   - 고효율 이온엔진 기술 (SSL)

   - 극저온 연료 비등점 달성을 위한 극저온 유체 관리 기술 (ULA)


   행성 표면 접근성 증가

   - 정밀한 행성 착륙을 위한 저질량, 저전력, 패시브 특성을 갖춘 광학 센서 개발 (Astrobotic Technology, 1백만 달러)

   - 고도계와 레이더를 통합한 항법시스템으로 정확하고 안전한 착륙을 가능케 하는 센서 개발 (Blue Origin)

   - 초고속으로 지구궤도에 진입하는 물체를 찾아내는 능력을 4배 향상 (ULA)



   전체적으로 보면 지구 궤도를 탈출하는 문제보다는 우주공간 내에서의 추진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초기 백만 달러를 지원받는 가장 큰 세개의 프로젝트 중 두개가 그런 내용이기도 하고요. 이미 SpaceX의 성공과 더불어 NASA에서 SLS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런 것이겠죠?  더불어서 이온엔진과 관련된 과제도 두개나 있는데, 특히 이온엔진 연료인 크세논 원자를 재보급하는 기술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화성까지 가는데에 정말 이온엔진을 사용할 생각일까요?



[영화 '마션'에 나오는 우주선 '헤르메스'호. 가상의 초강력 이온엔진으로 2mm/s로 가속하며 화성으로 이동한다.]


"현재의 기술로나 이온엔진의 원리상으로나 이온엔진만 들고 우주비행을 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간 우주비행에 있어 화학엔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겠지?"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아무래도 가장 앞서간다고 생각하고 있던 상업우주기업인 SpaceX가 아닌, Blue Origin이 과제를 두가지나 담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추측하기에는 SpaceX의 경우 NASA가 원하는 티핑 포인트 수준보다는 낮은 기술이지만 자신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어 애초에 이 과제에 관심도 없었을 것 같고, 특히 달착륙쪽에는 관심이 적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반면 Blue Origin은 관련 기술을 확보하면 바로 자신들의 발사체에 적용해가며 개발을 진행할 수 있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듯 하고, 또 SpaceX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행성 착륙' 분야의 가능성을 옅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걸 보면 원래도 잘 하고 있다 생각했던 Blue Origin이 생각보다 앞으로 더 잘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New glenn은 BFR보다는 조금 작다. 여튼 이제 대우주시대로 고고싱!!!ㅋㅋㅋ

하지만 우린 그걸 판타지영화보듯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는건 아닐지..."




   심우주 비행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은 이번 과제를 보면서, 아직 우주 공간내에서의 장기간 추진이 익숙하지 않은 상업 우주 비행 업체들이 그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심우주 비행에 대한 기술성숙을 시도하는 NASA의 모습에서 정말 이젠 달기지나 화성 진출과 같은 적극적인 우주로의 진출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시대가 열린건 2015년 무렵,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였으니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습니다. NASA를 통해 쌓여가던 미국의 항공우주공학 능력이 민간으로 조금씩 전파되다 이젠 민간에서 발사체를 쏘아올릴만큼 성숙된 201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11월에 다시 뵙기로 하고요, 연말에는 한번 근 몇년간 써 봤던 우주개발글을 정리해 봐야겠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