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2019.01 우주개발소식 - 달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되다

스마일루 2019. 1. 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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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가고 일본도 간다. 그럼 우리도 가는거다. 다른건 없다."







- 순 서 -


(러시아의 생체조직 우주프린팅 / 유럽의 달 자원활용 연구)

CNSA - 달 뒷면에 착륙하다 / 새싹은 죽었다

NASA - SLS 액체수소탱크 실험이 시작되다 / 늙을 수록 우주여행은 불리하다?

JAXA - 소행성 '류구'에 지명을 붙이다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두 달에 한번 씩 돌아오는 우주개발소식입니다.


   지난 두 달간의 우주개발소식들을 찾아보다보니 놀라울 정도로 각국 우주기구들의 소식들이 '달'에 집중되어 있더군요. 상업우주비행이 가속화되면서 각국 우주기구들은 확실히 달로 방향을 정한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달 탐사선을 준비중이죠? 우주개발 본격화 된다, 된다... 하면서 이 글을 시작했는데, 이젠 목표까지 정해진 상황입니다.


   단신으로 두가지 소식을 우선 전해드리면, 첫째로 유럽우주국인 ESA가 50만 유로, 우리돈으로 6억 4천만원 정도를 건 'Metalysis–ESA Grand Challenge'라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뭐냐면 달에서 광업은 물론, 중화학/가스 공업, 금속 제련업등을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공모전입니다. ESA는 'ESA 및 다른 기구들이 인류를 달에 보낼 준비가 되어가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글쎄요, 결국 미국이나 중국이 갈 때 옆에 껴서 갈 생각으로 이런 준비를 하는게 아닌가 싶긴 하네요. 여튼 작은 공모전이긴 하나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러시아의 ROSCOSMOS는 자국 생명과학업체 및 연구소와 함께 우주에서 작동할 수 있는 생체프린터를 지난 2018년 12월에 만들어, 국제우주정거장 ISS로 보냈습니다. ISS에서 러시아 비행사인 올렉 코노 넨코는 그를 작동시켰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연골과 설치류의 갑상선 조직을 인쇄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생체조직이 우주에서 프린팅 된 것은 당연히 사상최초입니다. 앞으로 화성으로의 우주비행, 또는 달과 화성에 인간이 장기적으로 정착하게 될 경우, 의료지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 같네요. 지구에서도 유용하겠지만 우주에서는 더더욱 그렇겠죠?





"이런게 우주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연구되다보면,

지구에서도 기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그런 기술로 재탄생하겠지?"








CNSA - 달 뒷면에 착륙하다 / 새싹은 죽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놀랍게도 두 달마다 사회에 크게 이슈화되는 우주소식들이 꼬박꼬박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주개발은 우리 사회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 것 같은데요.


   최근 두 달간 가장 이슈가 되었던 우주관련소식은 바로 중국의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중국의 탐사선이 달에 착륙한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죠? 2013년에 창어 3호가 이미 착륙한바가 있으니까요. 창어 3호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달탐사 경쟁이 끝난 이후로는 처음으로 착륙한 탐사선이었습니다. 그것도 화제가 되기 충분했죠.


   이후 5년이나 지나 착륙한 이번 탐사선은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다릅니다. 일단 뒷면이라는 점이 특이하긴 하죠? 그와 관련해서 달 뒷면에서도 지구와 원활하게 통신을 하기 위해 달 궤도선 '오작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달 뒷면에 착륙하는 상징성 때문에 그를 시도하다보니 달 궤도선이 반드시 필요하여 그를 사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 쪽면이 항상 지구를 바라보는 달과는 다른 화성의 미래탐사를 염두해 둔 느낌도 드는 부분입니다. NASA가 화성궤도선인 MRO를 이용해 다양한 화성 탐사선과 통신을 하고 있으니까요. 




"지구-달 라그랑주 포인트 L2에서 오작교(Queqiao) 위성이 중계를 하게 된다.

행성/위성의 표면을 도는 궤도선 LRO, MRO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

그래도 중계기술은 충분히 습득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아마 이번 창어 4호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각종 씨앗을 가지고 달에 갔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창어 4호에 'Lunar Micro Ecosystem'이라는 밀폐된 초소형 생태계 실린더를 가져갔는데요. 감자씨, 애기장대씨, 목화씨, 유채씨와 함께, 효모, 과일파리알이 들어있는 그야말로 초소형 생태계였습니다. 온도를 1~30도씨로 유지시켜 과일파리가 부활해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면, 식물들이 그를 이용해 산소를 추가로 발생시키고, 효모는 죽은 파리를 분해하는 그런 생태계 시스템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과만 거뒀습니다. 1월 3일에 착륙한 후 온도가 24도씨로 유지되자 1월 15일에 감자씨, 목화씨, 유채씨가 발아했는데요. 하지만 다음날 온도 유지에 실패해 온도가 곧장 영하 52도까지 떨어졌고, 9일 동안 반응이 없는 것이 확인 된 뒤 실험이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원래 100일 정도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봤지만 착륙부터 온도 하락까지 생각해보면 십여일 만에 실패한 것인데요. 뭐 시작은 반이니까 절반의 성공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카메라 좀 제대로 된 걸로 가져가지...ㅠㅜ"




   그래도 중국의 달탐사 미션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니 앞으로도 기회는 있습니다. 앞서 창어 3호 6년 뒤에 창어 4호가 발사된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다음 탐사선인 창어 5호는 바로 2019년 말에 발사됩니다. 창어 5호의 목표는 달에 착륙해 땅을 파고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시키는 것입니다. 굉장하죠?


   우리는 2030년 쯤 달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그 때쯤이면 중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30년의 달기지가 건설된 상황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는 달에서 뛰어다니고 있는데 탐사선 한 대가 쓱 착륙하면 좀 웃기긴 하겠지만, 앞서 나가는 중국을 보며 너무 조급해하진맙시다. 그럴만한 나라이고, 우린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부끄러워하지 말자구! 우리도 하면 된다!!!!!"








NASA - SLS 액체수소탱크 실험이 시작되다 /

늙을 수록 우주여행은 불리하다?



   NASA에서 들려온 소식은 딱히 큰 소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단신 몇가지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제 눈을 사로잡았던 사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미국의 차세대 발사체인 SLS(Space Launch System)의 실험용 액체수소/산소 연료탱크가 실험대에 장착된 모습이 그것입니다. 이 실험용 연료탱크는 그야말로 실험용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다양한 힘과 압력을 가해 발사에도 잘 버티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하네요.


   2020년에 달 궤도로 첫 발사될 SLS는 아마 본격적인 우주경쟁을 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LS를 이용하면 달 궤도로 20~30톤의 화물을 쏘아보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달기지 건설은 그야말로 손쉬울 전망이고, 그렇게 되면 중국이나 유럽, 일본도 더더욱 움직임을 재촉하게 되겠죠. 그렇게 달 기지가 건설되고, 심지어 경제적 가치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서부시대 골드러쉬를 떠올리게 될 정도로 열풍이 불 것이고, 우주개발과 관련된 국제적 논의가 본격화되겠죠. 한 4, 5년 남은 느낌입니다.




"이런 것을 보고 크고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 NASA 홈페이지에서 봤던 흥미로운 소식은 바로 ISS에서 진행되고 있는 쥐 노화실험에 대한 소식이었습니다. 최근 ISS로 쥐들이 보내졌는데요. 다양한 나이의 쥐들을 보내 노화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우주정거장같은 미소중력환경, 무중력 환경에서는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면역력도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이번 실험은 나이에 따라 받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진행되는 실험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나이가 많은 쥐들이 우주에서 더 빨리 몸이 약해지고 노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하네요.


   여튼 그렇게 실험이 끝난 쥐들은 NASA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적으로 안락사되고'(are euthanized humanely), 이 쥐들은 아주 귀한 샘플이기 때문에 ISS나 지구에서 조각조각 나뉘어져(;;) 다양한 연구기관으로 보내진 뒤 무중력에 노출된 생명체의 조직, 세포들을 관찰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이를 지구에서 멀쩡하게 잘 살고 있었던 쥐들과 비교하여 면역질환, 심혈관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요.


   확실히 이런 것들은 향후 달/화성 기지나 화성까지의 비행과정처럼 인간이 지구보다 적은 중력하에 장기간 노출될 때의 영향을 파악하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기 우주비행에서 비행사의 건강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따라서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무슨 문제가 생길지, 무슨 대비를 해야 할지 미리 알아야겠죠. 그런 준비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장기 우주비행/생활에 최근 많은 우주기구들의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 느낌이네요.




"쥐도 우주에 가는데... 물론 산산조각나겠지만ㄷㄷㄷ"







JAXA - 소행성 '류구'에 지명을 붙이다



   다음은 일본의 JAXA 소식입니다. 요즘 일본의 초계기 위협비행으로 한-일간 갈등이 심하죠? 안 그래도 안 좋게 보았던 일본이지만 요즘엔 더더욱 그러한데요. 그러다보니 별 것 아닌 이 소식도 괜히 기분 나쁘게 느껴지네요.


   2018년 9월 우주개발소식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2018년 6월에 소행성 '류구' 상공에 도착했고 9월에는 탐사선 미네르바를 착륙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과학사적으로보면 큰 성취가 아닐 수 없는데요. 오는 2월에는 드디어 대망의 샘플 채집이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단 쇠구슬로 땅을 파서 직접 소행성에 터치하는 방식으로 결과가 정말로 기대됩니다. 관련 소식에 또 한번 주목해봐야 겠네요.


   여하튼, 아직 샘플채취는 하지 않은 지난 2018년 10월, 일본은 국제 천문 연맹인 IAU에 류구 각 지역의 이름을 명명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13개를 제안했는데 당연히 모두 일본 설화에 등장하는 용궁 '류구'와 관련된 이름들로 제안되었습니다. IAU는 이 중 3개를 수정해 신데렐라, 브라보, 콜롬보와 같은 이름으로 바꾸긴 했습니다만, 최근 그 이름들이 최종 승인된 모양입니다. JAXA 홈페이지에 1월 21일자 기사로 올라와 있더군요.




"뭔가, 뭔가 기분이 나쁘다구!!!"




   사실 천체를 발견한 국가가 천체에 이름을 짓고 또 지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로, 우리나라도 장영실, 허준, 홍대용 등의 이름을 소행성에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소행성을 발견한 일본 사람이 세종, 광주와 같은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JAXA홈페이지에 1월에 올라온 류구 지형 명명 기사를 보니 괜히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객관적으로는 기분 나쁠일이 전혀 없는 것이긴 합니다만, 부러움과 함께 최근 일본의 야욕의 겹쳐지며 묘한 불편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정말 나중에 또 이런 기분 느끼지 않으려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이 하루 빨리 진행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일본만 이기면 됩니다. 이번주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