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입체초음파에서 빛이 나온다? - 초음파의 유해성은?

스마일루 2019. 9. 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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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괴고 있는 스마일루 2세]

 

"진지충 입장에서 이런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ㅋㅋ

빛을 쏴서 찍는 초음파라니 말이 안되잖아.ㅋㅋ"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다른게 아니고 최근 기이한 이야기를 하나 들어서 간단히 포스팅을 할 까 합니다. 임신 소식은 최근 전해드렸었는데요. 이후 입체초음파를 찍을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와이프님이 입체초음파를 기대하며 이런 저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찾아보다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엥? 입체초음파 빛에 눈이 부셔서 아기들이 눈을 가린다는데???'

 

 

 

 

[구글 검색결과]

 

 

 

   보니까 아주 널리 퍼진 이야기까지는 아닙니다만, 심심치 않게 '입체초음파의 빛이 너무 강해, 아기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자주 찍는 것은 좋지 않고, 또 그 빛 때문에 아기들이 얼굴을 가린다며 입체초음파 때 얼굴을 가리는 아기들이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라는 이야기들이 보이더라구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과학과 우주를 사랑하고, 엔지니어의 길을 계속 걷고있는 입장에서 말이 되는 소린가 싶더군요. 한편으로는 '뭔가 근거가 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온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디씨에서 달착륙 음모론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그랬듯, 이런 비과학, 유사과학은 그냥 둘 수 없는 저이기에 진실을 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뭐 제가 의학적 소견을 드릴 그런 전문적인 사람은 아닙니다만... 

 

   여튼 병원에서 입체초음파를 찍을 때 직접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당연히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건 소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리 없죠~' 라며 관련된 의혹(?)을 일축해버리셨습니다.

 

   맞습니다. 초음파, 입체초음파는 소리로 신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지진파로 지구 내부를 관찰하듯, 마찬가지 '물질파'인 초음파를 신체 내부로 쏘고, 그 반사/흡수되는 음파의 양이나 속력을 분석해 그를 2D, 3D 영상으로 바꿔주는 것이죠. 만약 입체초음파 때 빛이 나오고 그래서 그 빛이 임산부의 배를 뚫고 들어가는 중이라면, 그리고 그것을 밖에서 측정해 태아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면... 임산부가 화상을 입을 정도로 빛을 쪼여도 그게 될까, 싶네요. 

 

 

 

 

"초음파 촬영실의 풍경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입체초음파를 찍을 때 태아가 빛이 강해 눈부셔 한다는 잘못된 소문은 아마도 두 가지 사실 때문에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첫째는 태아가 배 속에서 얼굴을 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건 당연한 것이라고 하네요. 초음파고 뭐고, 태아는 손가락을 입 근처에 가져다 놓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그걸 눈을 가리는 동작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둘째는, 바로 입체초음파 사진의 명암입니다. 이 포스팅 맨 처음에 올린 스마일루 2세의 초음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2D 단면 초음파의 경우는 흑백의 화면인데, 그 각도의 초음파를 3D로 재구성한 오른쪽의 사진을 보면, 마치 오른쪽에서 빛이 쬐어져 사진의 명암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것이 뭔가 '빛'이 들어가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진에 그런 명암이 발생한 이유는 빛이 아닙니다. 초음파 그 자체죠. 초음파 신호를 영상화하는 알고리즘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초음파 반사가 강한 부분을 밝게, 그렇지 않은 부분을 어둡게 하여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3D 영상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면, 밝은 곳은 그저 각도가 초음파 기계와 잘 맞아 초음파 반사가 강해 이미지로 밝게 표현되었을 뿐입니다. 이런 일은 '빛'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영상 촬영 방식에서도 잘 발생하고요.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Scanning_electron_microscope]

 

"전자(electron)를 발사해 영상을 촬영하는 SEM의 경우,

전자를 많이 반사하는 곳이 밝게 찍히게 된다. 빛은 1도없다."

 

 

 

   결국 빛이 쬐는 듯한 사진과 빛을 막는 듯한 아기의 행동 때문에 그런 잘못된 상식이 퍼지게 된 것 같은데요. 그래도 하나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겠죠. '이렇든 저렇든 간에 그냥/입체 초음파 촬영이 태아에게 괜찮은 것인가?'라는 것 말입니다. 앞선 내용과는 또 다른 문제인데요.

 

   논문을 좀 찾아보려 했는데, 최근에는 초음파가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성과 관련된 논문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음파가 태아에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의학계에 거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국의 식약청인 FDA의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출처 : https://www.fda.gov/radiation-emitting-products/medical-imaging/ultrasound-imaging#patients]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위험성이 매우 낮지만,

너무 오랫동안 촬영해 초음파에 노출되거나,

비전문가가 촬영하게 되면 위험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

 

"아랫단락도 중요!

시중에 판매되는 태아 심박수 측정 제품은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이라면 비전문가는 사용하지 말 것!"

 

 

 

   초음파라는게 그 안경닦는 그런 음파와 비슷한 것인데요. 물론 진동수가 훨씬 높고 세기는 약하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수준이어서 안전하지만, 그렇다해서 괜히 오래 쬘 경우, 안 좋다는 증거는 없지만 분명 뭔가 좋을일은 없을 것이다, 라는게 FDA의 결론일 것 같습니다. FDA는 나름 보수적으로 결론을 내릴 것 같은데 그렇게 본다면 일반적인 경우 안전하다고 봐도 되겠죠. 그래서 맨날 초음파 찍으러가면 선생님들이 순식간에 후다닥 찍어주시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조금 더 궁금하시다면 2008년에 작성된 아래의 글도 한번 보시는걸 추천드리고요. 여튼 입체초음파는 아기에게 빛을 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리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ㅋㅋ

 

 

 

https://synapse.koreamed.org/Synapse/Data/PDFData/0119JKMA/jkma-51-823.pdf

 

"우리나라가 좀 자주 찍는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찍어야 할 때는 찍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