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엑시트 ★★★★ 극한직업보다 100배 재밌음 - 웃긴게 아니라 재밌다

스마일루 2019. 8. 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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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루의 영화 리뷰에는 스포일링이 없습니다.



[아이맥스로도 볼만할 듯ㄷㄷㄷ]


"이 정도의 영화가 향후 10년, 

대한민국 상업 영화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스마일루의 영화리뷰 131번째







엑시트

EXIT

★★★★


감독 : 이상근 (이 영화가 장편영화 데뷔작)

출연 : 조정석, 임윤아(소녀시대),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강기영 등


2019.08.10







- 순 서 -


(쿠키영상은 없지만 크레딧 봐야함!)

웃긴게 아니라 재밌다 : 조정성&임윤아 대박!

변화하는 한국상업영화의 트렌드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봉오동전투'를 봐야 하나... 하다가, 재밌다는 소리에 '엑시트'를 봤습니다. 솔직히 굉장히 걱정되었던 영화이긴 합니다. 재미있어보이면서도 너무 '병맛'이면 어쩌나, 싶었기 때문이죠. 


   솔직히 저에겐 '극한직업'이 그랬습니다. '극한직업'은 1000만을 넘은 영화고 화제도 많이 낳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없었거든요. 제 주변에도 재미는 그냥 그랬다는 분들이 많으신데 왜 그렇게 '극한직업'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웃긴면은 있어도 개그프로같은 웃음코드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엑시트'도 그렇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있었던건데... 아닙니다. 내세우는 카피처럼 신선한 재난영화입니다. 아래에서 차차 설명드리기로 하고... 무엇보다 영화가 끝나고 곧장 나가버리시면 안됩니다.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장면이 크레딧이 올라가며 나오기 때문에 꼭 보셔야 합니다.ㅋㅋㅋ






   웃긴게 아니라 재밌다 : 조정성&임윤아 대박!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일단 소재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덕분에 긴장감도 생기고요. 재난 영화들은 많았지만 바이러스나 자연재해 앞에서 영화의 분위기는 마냥 심각한 쪽으로만 흘러가거나 암울한 연출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죠. 주인공이 절대 죽을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굉장히 흥미롭게, 재미있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상업 건물에서 줄타기를 해서 그런가,

이상하게 더 긴장감 넘치더라고.ㅋㅋㅋ"




   '부산행'도 그런 식으로 성공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좀비영화'이면서 공간을 기차로 한정지은 결과 더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엑시트'도 그런식으로 살짝 틀어서, 새로운 재난을 생각하고 새로운 극복방식을 생각하다보니 영화가 재미있게 흘러갈 수 밖에 없는 소재가 탄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 만들어지지 않은 재난 영화를 보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이 영화는 그런 부분도 현저하게 적었습니다. 영화 곳곳에서 그를 잘 설명해주고 있고, 특히 조정석의 '근력'은 영화 초반 놀이터씬에서 나름 설명이 되는데, 감독 인터뷰를 보면 개연성을 위해 그 장면을 넣었다고 하더라구요. 영화 개연성이 떨어지면 확 깨는 제 스타일상 굉장히 만족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ㅋㅋㅋ 


   군더더기 없이, 과함이나 어색함 없이 영화의 스토리와 분위기가 쭉쭉 전개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정석/임윤아 두 배우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조정석 특유의 그 억울함 연기나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들은 애초에 다들 잘 아시니 넘어가도록 하고, 소녀시대 임윤아의 연기가 전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잘하더라구요. 




"윤아는 앞으로 연기 섭외 많이 들어올 듯!ㅋ"




   조연분들도 참 좋았는데, 이를 보면 앞서 언급한 '극한직업'이 류승룡,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등과 같은 캐릭터가 강한 인물들로 좀 오버스러운 연기와 개그를 통해 스토리를 끌고 간 것과 달리, 이 '엑시트'는 조정석, 임윤아를 비롯 고두심, 박인환씨와 같은 KBS드라마 느낌의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로 과하지 않게, 재미있게 스토리와 감정선을 끌고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 이 '엑시트'쪽이 훨씬 더 맘에 들고요.


   칭찬을 너무 많이 했으니 아쉬운 부분을 하나 언급하자면... 러닝타임이 조금은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에필로그같은 것도 살짝 넣어주고 말이죠.ㅋㅋㅋ 원래 단편영화만 하셨던 감독님이라 그런것일까요? 뭐 그래도 늘어지지 않게 압축된 전개가 좋긴 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상업영화의 트렌드


   굉장히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영화입니다. 재미, 긴장감, 배우들의 연기와 조화...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상근 감독님의 장편영화 데뷔작인데, 어쩌다가 이 영화의 소재를 생각해내셨는지 일단 그게 가장 궁금하긴 합니다. 


   이런 말이 있죠.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다'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우리 영화들은 감동은 과감하게 버리고 재미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옳다/그르다의 문제는 아닙니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으면 좋긴 한데, 그게 안되면 하나라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근래에 한국영화는 '재미'쪽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소재의 영화들이 한국영화에도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던 컨텐츠 업체들이 해외 컨텐츠들을 보며 점차 각성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감동'쪽에서는 발전이 전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재미와 감동을 어떻게든 동시에 잡으려다보니 근래의 한국영화는 많은 분들이 '극혐'하시는 '신파적 요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그건 무슨 감동 같은게 아니라 눈물을 짜내는 것이었죠. '남한산성'과 같은 여운 정도가 적당한 것 같은데 말이죠.


   재미, 즉 소재는 충분했는데 감동이 어처구니 없거나 과했던 경우가 '부산행', '판도라', '신과함께:죄와벌'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괜찮은 소재의 영화들이었는데 감동을 이끌어내는 부분들은 감동적이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 연출이 아쉬웠어요. 




"원자력 발전소 터지는 영화가

그 해 최고의 가족 영화라니, 또 그게 마케팅 포인트라니..."




   그러다보니 재미만 추구한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극한직업'이 대표적인데요. 전 그건 영화라기보다는 개그프로, 꽁트에 가까웠다는 느낌입니다. 


   전 이 영화 '엑시트'가 전 그런 최근 한국영화 흐름의 완성본이라고 봅니다. 이 정도는 되야 영화라고 할 수 있고, 이 정도는 되야 개그가 아닌 영화적 재미를 잡았다고 할 수 있지 않나, 라는 것이죠.


   최근 이리저리 휘청이던 우리 영화의 트렌드가 '엑시트'를 보고 각성했으면 좋겠고, 그를 통해 한국영화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 '영화 한류 붐'을 일으켜줬으면 합니다. ...무슨 영화 관계자처럼 글을 썼는데, 아무튼 정말 그렇습니다.ㅋㅋㅋ '부산행', '기생충' 이런거 다 잘 되지 않았습니까? K-pop처럼 우리 영화도 빵 터질 기회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를 위한 한국영화의 방향성, 스타일은 '엑시트'에서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분명 천만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