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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계사편력 1,2,3 : 이 책은 왜 쫌 짱인가

스마일루 2018. 3. 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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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시대 속 그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이 쓴 책...

이 책은 소중한 인류의 유산 그 자체다."






- 책 리뷰 -


'세계사 편력 1~3'

(1934년 출간, 이후 여러차례 수정)




저자 : 자와할랄 네루

(Javāharlāl Nehrū, 1889~1964, 사진에서 왼쪽, 오른쪽은 간디)


- 인도 독립운동가

- 2차세계대전 이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초대 총리가 됨

- 우리나라로 치면 '김구'에 비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최근 정말 재미있는 책을 하나 봤습니다. 이미 위에 써 놓은대로 바로 '세계사 편력'이 바로 그 책인데요. 문명 게임 연재 등을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역사에 참 관심이 많은 저임에도 이 책은 안 읽어 봤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됐는데, 그 계기는 바로 아마 최근에 이 책을 아신 분들이라면 대다수 같은 이유일, 바로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이었습니다. 알쓸신잡보고 유일하게 산 책이었네요.




"작년 여름에 방영된 내용인데,

연말쯤에 사서 연초부터 읽기 시작해 이제서야 다봤다는...ㄷㄷㄷ"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역사서'라는 이야기에 혹해서 구입했는데, 일단 분량이 상당해 머뭇거리다가 올해 1월부터 읽기 시작해, 회사에서 틈틈이 보며 이제서야 다 봤습니다.


   읽고난 결과... 와, 이건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훌륭하다는 단어로는 좀 부족하고 그야말로 보물같은 책입니다. 이런 책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는 것이 정말 한탄스럽네요. 


   이 책이 보물같은 책이 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세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째는 글쓴이가 인도의 초대총리 '자와할랄 네루'라는 점입니다. 무슨 말이냐... '자와할랄 네루'라는 인물, 초대총리가 될 정도의 '정치인', 그리고 '인도', 그 세가지 지은이의 이력에 모두 주목해봐야 하는데요. 


   우선 그에 대해서는 이름만 알았지 그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습니다만, 책을 읽어보니 자와할랄 네루는 이런 좋은 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책을 기반으로 네루에 대해 판단해보면, 일단 그는 당시의 인도가 왜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었던 인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나가 왜 영국은 강대했는지, 왜 아시아는 뒤쳐졌는지, 그런 구도를 만들어낸 유럽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에 대해 무한한 고찰을 해 나간 인물이었습니다. 




"인도사람이라면 '종교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불가지론자였으며, 여성인권과 국민주권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진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인물이었다.

그런 현대적 성향(?)의 그가 지켜본 그 격변의 시기는 어떠했을까?"






"또한 그는 1차세계대전의 과정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쏟지 않고 간략하게 언급한다.

그것의 군사적 전개과정보다는 정치외교적 배경과 결과만 중요했던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해 나간 사람들은 많겠지만 확실히 그의 깊이는 남다릅니다. 남다른 깊이의 이유가 있는데요. 그는 초대총리를 지낼 정도의 정치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교수가 아닌 독립운동가, 현실 정치인이었죠. 그런 시각에서 근대사의 각종 진영 싸움을 분석하고 조명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역사책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사건들도 세세하게 언급하며, 그 사건들에 영향을 준 세계적 분위기들도 조명합니다. 


   동시에 그는 인도인이었고, 그래서 인도의 주변국인 중동, 중앙아시아에 대해서도 폭넓게, 깊이 있게 다룹니다.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가 조금 소외된 느낌이 있습니다만, 이 정도만 해도 다른 세계사 책들과는 다른 넓이를 보여준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애국심 펄럭~ㅋㅋ 

하지만 한국(코리아)에 대한 언급은 책에서 그리 많지 않다.

일본에게 침략당한 불쌍한 국가 정도로만 묘사되는데

어쩌면 그것이 당시의 제3자가 우리를 보는 시작이었을지도..."




   그리고 세계사 편력이 보물 같은 책이 된 이유 두번째, 바로 이 책은 사실 책이 아닌, 자와할랄 네루가 자신의 13살 딸 '인디라 간디'에게 쓰는 편지였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로치면 초등학교 6학년인 딸에게 이런 막대한 지식을 퍼부은 아버지는 어떤면으로는 좀 소름끼치는 느낌도 분명 있습니다만, 그래도 어린 딸에게 가능한 쉽게 역사를 풀어써 지금 우리가 읽기에도 좋은'편'인게 사실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편지들은 그야말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 곳곳을 조명하고 조금 더 흐른 시간의 세계 곳곳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이건 요즘에도 강조되고 있는 역사교육의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가 보기에도 시야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딩 입맛에 맞는 그림은 별로 없다. 어쩌다 나오는 지도 정도.

물론 편지에 그림을 그리긴 어려웠겠지. 후에 추가된 듯."




   끝으로 이 책이 보물 같은 책이 된 이유 세번째는 바로 책이 쓰여진 시대에 있습니다. 이 책의 기반이 된 '편지'는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했지만 아직 폴란드를 침공하지는 않은, 그야말로 2차세계대전의 직전에서 끝납니다. 저는 물론 여러분들이 봤을 대다수의 역사 책, 역사 기록들은 굉장히 오래된 인물들이 쓴 것이거나 현대의 인물들이 과거를 되돌아보며 쓴 책들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이 책은 1,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인물이 쓴 역사책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세계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전해주는 당대의 상황은 신선하고 그야말로 '리얼한' 것들이 많습니다. 글을 쓰며 기억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하나는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또 다른 하나는 당대의 사상들인 자본주의, 그리고 사회주의&파시즘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이 그것입니다.


   우선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을 살펴보면, 자와할랄 네루는 이 책에서 일본을 인도를 침략한 영국처럼 조심해야 할 나라라고 분명히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러시아를 격파하였을 때 '아시아가 서구세력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에 굉장한 희열을 느겼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근처인 우리나 중국은 이런 시각을 가지기 어려웠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저 먼 인도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생각을 가진 일부가 친일파가 되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참 소름끼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다시 말하지만 그래도 일본, 정확히는 제국주의에 대해

글쓴이의 시각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는거..."




   다음으로 사회주의와 파시즘이 경쟁하던 당시의 시대를 소개하고 그러한 사상들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래의 사진들과 함께 간단히 언급해 보는 것으로 끝내도록 하죠.






"1928년 닥쳐온 대공황을 지켜본 네루는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현대 사람들도 지적하는, 당시 금본위제가 폐지되며 불어닥친 문제들도 지적했고 말이다.

특히 저 '자본주의로부터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는 배웠지만,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는 배우지 못했다'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울림이 있었던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그렇기 때문이다."






"이것도 굉장히 소름끼치는 분석이었다.

어렴풋이 감만잡고 있던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렸다고나 할까?

현대사회와도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책에서의 언급처럼 현대에서는

분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져갈수록 자본가와 보수주의자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탄압하고 운동가들을 사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국회는 난장판이 되고 말이다."




   정말로 훌륭한 책입니다. 조금 길긴 하지만 분량에 비하면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아쉽더군요. 자와할랄 네루의 시각으로 바라본 2차세계대전 이후, 나아가 현대사회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역대급 지식인'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은 그의 시각이 국내, 국외가 모두 혼란스러운 요즘 더더욱 간절해집니다. 놀라운 이 책, 여러분들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으아악! 여기서 끝이라니!!!! 1939년 이후가 진짜배기 아닌가???!!!! 

물론 그건 지금의 시각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