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영화] ★★★☆ '퍼펙트게임' 재미는 있나 싶은데, 이게 뭐야.

스마일루 2011. 12. 27. 11:17
728x90

 

 

 

 

 

 

 

 

 

 

 ※ 스마일루의 영화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 주의 : 영화 속 경기 내용과 인물관계는 실제와 크게 다르니 나중에 따로 찾아보세요.

이 글을 보셔도 되고.ㅋ

 

 

 

 

 

 

스마일루의 영화 60번째

 

 

 

 

 

 

- Review -

 

'퍼펙트 게임'

★★★☆

 

감독 : 박희곤

출연 : 조승우, 양동근, 최정원, 마동석, 조진웅 등

 

 

 

2011.12.23

노원 롯데시네마

 

 

 

 

 

 

 

@ 허구 : '국가대표'와의 차이

 

  나름 지루하지 않게 잘 본 것 같다. 하지만 안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일단 이 영화에 대한 Daum영화 평점은 8.9다. '미션 임파서블 4'의 8.6보다 높다. 그런가? 난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 이유로는 두세가지 정도가 있다. 일단 먼저, 개인차가 있는 부분일텐데,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에 비춰볼 때 이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전체적으로 너무 허구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다 진짜 일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최동원과 선동렬은 라이벌이었고, 3번 붙어 마지막 3번째 경기에서는 15회까지 가서 2:2로 비겼다'라는 것, 줄여서 '15회까지 가서 2:2로 비겼다' 라는 경기 결과만 빼놓고는 거의 다 허구다. '모티브'만 딴 수준이더라. 경기 내용 같은 경우에도 영화를 보는 순간에 '정말 저렇게 경기내용이 극적이었을까' 싶었는데, 찾아보니까 달랐다.

 

  일단 영화속에서는 양 투수가 삼진 행진을 이어가다가 선동렬이 실제처럼 점수를 먼저 내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동렬은 2회부터 무사만루의 기회를 주고 2점을 내줬다. 그래 뭐 그거야... 그리고 영화속에서 극적인 장면이었던, 최동원 1점을 내주다가 9회에 내준 1점은, 극적 홈런이 아닌 안타에 의해서였다. 또 선동렬은 삼진 10개를 잡았으며, 최동원은 삼진을 8개를 잡아냈다. 영화에서 처럼 무슨 만화같이 '삼구삼진'을 줄줄이 잡아내지 않았다는 거다('볼'을 보여주기도 그랬겠지만, 줄줄이 너무 하잖아~). 해태와 롯데의 라이벌의식을 잘 보여준 '벤치 클리어링'은, 진짜 주먹다짐이 마구 오고가고 했고를 떠나 애초에 없었던 일이었다. 또 이건 확인 못했지만, 기록상 타자들이 서로의 공을 '파울'로 쳐내는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영화에서 중요하게 삼은 경기 내용이 전반적으로 너무너무 다른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이 영화의 '뿌리'를 뒤흔든다고나 할까?

 

 

당시 경기 기록 (출처 : http://culturenori.tistory.com/2303)

 

 

 

  그래 뭐 그런거야 조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인물들도 그렇다. 영화 속 '최동원'과 대립한 롯데의 '김용철'(실존 인물이나 영화와 달리 최동원의 1년선배이고 전혀 대립하지 않은 친밀한 사이였다), 뭔가 기구한 사연을 가진채 9회말에 홈런을 친 해태의 포수 '박만수'(완전 가상인물이다)... 다 현실과 완전다른 설정이다. 지금 '퍼펙트 게임'으로 검색해보면, 그 허구 인물들이 진짜였는지에 대한 검색어가 굉장히 많더라. 그래, 가짜다.

 

연기하실 필요 없어요~ 가짜인거 다 아는데 뭘.

 

 

  이러한 것은 결국 영화 '국가대표'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 스스로도 '국가대표'와 같은 영화가 되길 원했던 것 같다. 영화 '국가대표'에서도 상당부분이 허구였다. 해외에 있다가 돌아와 스키점프로 어머니를 찾는 스키점프 대표팀 주장, 약간 멍청했던 아이, 나가노 올림픽에서의 사고 등등... 그것도 따지고 보면 참 허구가 많았던 영화였다.

 

  하지만 '국가대표'를 보고나서는 '아 뭐야 이거, 왜 이렇게 가짜가 많아' 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었다. 나중에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나서도 '이거 너무하네'라는 생각도 안 들었고 말이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맘에들었던 스키점프의 표현(카메라 앵글 같은 것 들)이나, 잘 짜여진 '허구의 스토리'에 감동했었다. 허나 '퍼펙트 게임'의 허구성은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왜일까?

 

  일단 '국가대표'는 국가대표 스키점프팀의 성과를 떠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키점프의 현실을 알리는 성격이 강했다. 그런 소재의 영화 등장 자체가 멋있는 상황이었던 것이고 말이다. 허나 '퍼펙트 게임'은 야구의 열기가 아주 현재진행형인 오늘날, '1987년 5월 16일, 그들은 전설이 되었다'라고 말하며 등장하고 있는데, 왜 그 경기가 위대했고 멋진 경기였는지, 를 보여줘야할 경기 자체를 허구로 써 내려갔으니, '1987년 5월 16일, 내가 세살 때 벌어진 그 경기가 도대체 어땠길래?' 라는 의구심을 풀고 싶었던 나에게는 큰 실망이었다. 국가 대표는 그들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위대했고 대단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지만 말이다. 더불어 '퍼펙트 게임'에서 다룬 감동 소재 자체도 '국가대표'보다도 더 진부한 것들이었다.

 

 

나도 스포츠 영화이면서 거의 허구지만 평점은 9.5, Daum 영화 최고 평점이지롱~

생각해보니, OST도 영화의 감동에 한몫한건가?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최근에 개봉했었던 또 다른 야구 영화, '머니볼'과 비교된다. '머니볼'은 현실을 너무 많이 그대로 옮겨 놓아, 인물들도 그대로 등장하고, 인물과의 관계도 그대로 설정했다. 그런게 참 좋았었고, 영화를 본 뒤 찾아보면서 더 놀라 그 '영화속 진실'에 경탄하게 했었다. 하지만 결말도 너무 현실과 같은 쓸쓸한 느낌이어서 '결말이라도 조금만 각색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느낌이 들었고... 헌데 이 '퍼펙트 게임'은 너무 각색을 많이 했다.'축구왕 슛돌이', '피구왕 통키', '홈런왕 강속구' 같은 만화를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감동을 끌어내기위한 허구적 인물들의 등장은 차치하고라도, 경기 자체를 극적으로 만들려고 너무 실화를 많이 바꿨다는 것이다. 글쎄, 그래서 결국 흥행에는 성공하게 될까나? 아무래도 난, 허구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갈 수는 있다고 생각해도 이건 너무 다 바꿔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선동렬의 성격도 정말 영화와 같았을까?

 

 

 

 

 

 

@ 그 외에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뭐 사실 그 외에도 허구적인 부분은 더 있었다. '퍼펙트 게임'에 대한 영화평을 찾아봤을 때 주요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정원이 연기한 스포츠 기자 같은 경우가 그것인데, 뭐 그런거야 실화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덧붙여'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 약간 '정치'쪽과 연관지은 부분도 그렇고...

 

 

이쁨. 논란 끝.

 

 

 

  그런 허구야 넘어갈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아쉬웠던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일단 '국가대표'와 같은 감동을 끌어내는 자체에도 실패했다. 오히려 최동원 선수와 동시대에 살았던 분들의 영화평에서는, 선동렬보다 앞서 '국민 투수'였던 최동원이 활동한 당시 시절이 떠올랐다면서 영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받는 분들이 계시는 듯 하던데, 난 글쎄, 앞서 말한 것 처럼 그들이 왜 대단했고, 그 경기가 놀라웠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감동이 될 수는 없었고, 허구적인 요소로 들어간 스토리들도 그리 큰 감동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진부한 것들이었잖아.

 

  후반부에 해태와 롯데, 각 선수들이 선동렬과 최동원을 위해 결의를 다지는 장면 같은 것은 멋지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런게 실화를 끌어오는 동시에, 실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있음직한 일을 덧붙이는 그런 부분으로, 이 영화에 진짜 필요한 부분이었던 것이고 말이다. 허나 그 선수들이 결의 이후 멋진 '수비'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넣기는 했으나 금방 끝나고 말았는데, 소소하게 선수들도 다뤄줬으면 어땠을까? 실제 선수들의 이름을 사용하고, 그들의 성적들도 실제 야구 경기 TV 중계화면 자막 처럼 쏙쏙 보여주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영화 전반이 더 실화처럼 다가와 감동적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 처럼, 선수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결국 기억되는건 선동렬, 최동원이라는건가 싶다.

 

  그래도 좋았던 점을 말하자면... 배경음악? 그 외에 전반적인 한국영화 고유의(?) 개그 요소들이나 구성 자체는 괜찮았던 것 같다. 최동원에 대해서도 나름 잘 보여준 것 같고... 영화 속 선동렬의 성격 등은 허구라는 말이 많으나 알 수 없으니, 영화에 맡겨야 하는 부분일테고...  카메라 앵글 같은 것도 괜찮았는데, 오히려 실제 야구 중계처럼 망원렌즈를 써서 앵글을 잡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CG는 좀 별로였다. 뭐 우리 CG수준에서 뭔가 기대하기도 어렵다지만, 왜 그런 식으로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건지...  

 

 

 

 

 

 

@ 선동렬과 최동원의 중고교 시절부터 다뤘다면 어땠을까?

 

  여튼 참 뭔가 아쉽다. 볼 때는 그냥 저냥 재미있게 봤는데,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영 이상했다.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었나' 싶기도 하다. 영화의 두시간 동안의 내용을 채우기 위해서는, 또 그 날의 경기를 더욱 위대하고 극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 이상의 많은 각색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동원과 선동렬의 3번의 승부 중 앞의 두번은 그냥 빼버렸는데, 그 경기 내용도 하이라이트 느낌으로나마 좀 넣어준다던지, 이미 드러난 스토리를 뒤바꿔버리지 말고 당시 선수들을 대거 인터뷰하여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 또는 있음직한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을 이끌어낸다던지 했으면 어땠을까?

 

  아예 최동원 선수와 선동렬 선수의 중고등학생 시절 부터 다뤘으면 어땠을까? 진정 멋진 영화가 되었을 것 같지 않나? 한국 프로야구는 1981년 개막했는데, 둘의 15회 연장 맞대결은 1986년에 있었다. 고교야구 부터 한국 야구의 시작까지 쫙 다뤄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멋진 한국야구 영화가 되었을 것 같은데...

 

 

정말 좋은 소재인데, 순간 불타오를뿐, 기억에 남지 않을 그런 영화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 아쉽다.

 

 

 

  영화가 재미없거나, 지루하거나 꼭 그런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위대한 역사를, 오로지 '15회 연장 맞대결' 경기의 위대함과 극적임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짜 맞추느라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야구가 인기 많으니, 야구 영화는 만들고는 싶은데, 선동렬-최동원의 대결 역시 소재는 좋은데, 실상 그 경기에서 별로 뽑아낼 것은 없었다, 라는 것을 영화 스스로 인정한 것 일까? 결과적으로 그 영화 속 극적의 '15회 연장 맞대결'의 경기 내용 대다수가 허구였다는걸 알고 나니, 오히려 그들의 신화가 별 것 아닌 것으로 폄하되는 느낌이다. 그게 이 영화의 최대 실책 아닐까?

 

 

 

 

 

 

스마일루의 영화 60번째

 

- fin -

 

 

 

 

 

 

현재까지 수정 내용 없음.

 

 

 

 

 

추천? 손가락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