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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과의 소박한 만남'에 다녀오다 : 올바른 경제는 무엇인가?

스마일루 2010. 12. 2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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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님의 자리.ㅋ 초점은 벽에... 조리개좀 조일껄-_-







'장하준의 소박한 만남'





2010.12.21

서교동 에뚜아







@ 갑자기 찾아온 기회


 지난 12월 19일, 장하준 교수님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출판한 '도서출판 부키'에서 한통의 메일이 왔다. 장하준 교수님이 '2010 아시아미래포럼'에 참석차 방한하시는데,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만남자리를 주선했으니 나올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이름은 '장하준과의 소박한 만남'.


 처음엔 놀랐지만 당연히 가겠다고 했다. 사실 모든걸 떠나, 이런 경험을 해본적이 없어서 해보고 싶었다. 그게 가장 컸다.ㅋ 또한 나도 장하준 교수님과 같은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블로그에서도 그런 글들을 많이 써왔으며, 그러다 교수님의 책을 보고 크게 동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수님을 한번 만나보고 싶기도 했다. 그 방면에서 명성이 높은 학자분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던거지.


 오! 7시까지 오면 밥도 준단다! 가지 않으면 연구실에서 식당밥을 먹거나 중국집 시켜먹을 상황이었으니 7시까지 고고싱했다. 장소는 합정역 근처의 레스토랑... 열네분 정도의 블로거분들이 초대되었었다.


 아참, 장하준 교수님에 대해 설명을 좀 해야 할 듯 하다.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불온서적으로 지정되면서 일약 스타(?)가 되신 장하준 교수님은, 기존의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훨씬 더 유명하신 상황... 국내에서는 최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시기도 했다. 


 교수님에 대해 말하자면 너무 길다. 이럴때 쓰라고 위키가 있다!ㅋ 참고하시길. 


장하준

http://ko.wikipedia.org/wiki/%EC%9E%A5%ED%95%98%EC%A4%80





 @ 사진들!


 가서 사진들을 좀 찍었다. 사진들을 우선 보여드리고, 그 날의 정리를 간단히 해보고자 한다. 스트로보를 안 가져가서 좀 아쉬웠다는..



모임 장소는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합정역 근처에 있는 '에뚜아'라는 곳 이었다. 




ㅋㅋ '스마일루님'이라니 쑥스럽게... 

참석자들에게 종이봉투를 하나씩 줬는데, 이번 신간과 장하준교수님에 대한 언론보도자료등이 들어있었다. 

책은 이미 있어서 다른 사람 선물해줄 생각이다.ㅋ 




스프가 나왔는데 역시 난 그냥 푹 끓인 양송이 스프가 제일 좋다. -_-;




쇠고기 도리아. 그날의 저녁이었다.

야채가 괜찮았고 들어있는 소고기가 채썰지 않고 나름 큼직한게 맛있었다.ㅋ

경제이야기는 안하고 음식이야기를...;;




열다섯분이 안되는 블로거 분들과 질문답변 형식으로 대화가 진행되었다. 

소박한 만남이었지만 시간도 '소박'해서 많은 질문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정작 하고 싶은 질문들은 못한듯...ㅠㅠ




왼쪽이 장하준 교수님, 오른쪽은 사회를 맡으신 경향신문 윤병선 논설위원님.




딱딱하실줄 알았는데 재미있으시더라.ㅋ




필기해가면서 열심히 들었다.ㅋ

질문 많이 못한게 아직도 아쉽네!! ㅠ




단체사진 촬영.ㅋ 

어우, 보니까 단체사진들이 인터넷 뉴스에 돌아다니던데 머리가 이상해서 좀 부끄럽다.-_-;;;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남은 분들은 술이라도 한잔 하신것 같은데

난 집도 멀고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해서 그냥 서둘러 집으로...ㅠㅠ




 @ 우리는 유토피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날의 모임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장하준 교수님의 영어발음이나 글씨체, 책 제목, 심지어 장하준 교수님이 장학퀴즈에 출연했었다는 그런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 세계 경제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가 오고갔다. 


 교수님이 말하신 내용들을 필기한것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내 생각들을 코멘트로 달아보았다. 


 -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잘못된 사례를 근거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 속지 않으려면 현실경제 사건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예를들어 싱가폴의 경우 외국인 투자유치등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으로 성공한것 처럼 알려져 있지만, 모든 토지가 국유화 되어있고, 모든 국민들은 정부가 정한 양 만큼 소득을 무조건 저축해야 하며, 정부 승인을 받아야 그 돈을 쓸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잘못 알고 있거나 혹은 고의로 왜곡된 정보들이 굉장히 많다. 과거의 사례들만 보면 이미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것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언론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거고, 인터넷도 계속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도 한국도 초기에 발전할때는 높은 관세율과 보호무역을 채택했다. 정말 세밀하게 나뉘어져 있는 권투 체급처럼, 경제규모가 제각각인 나라들도 차등적인 보호무역을 할 권리가 있고 그렇게 해야 하며 그들에게 자유무역을 강요할 수는 없다.

 *중요한 부분이다. 가난한 나라가 선진국을 따라가고자 성급하게 선진국의 요구에 따라 자유무역을 했다간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다. 우리나라야 어느정도 경제력을 갖췄고 따라서 FTA같은 것을 잘 하면 이익을 보겠으나, 다른 나라들이 그럴 필요는 없고 강요해서도 안된다. 또 설령 경제력을 갖춘 국가라 하더라도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의 지나친 경쟁과 민영화 등은 사회 자체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걸 잊어서는 안된다. 


- '경제에 정치논리는 배제하자'라는 말 자체가 틀렸다. 원래 '경제학'이라는 것은 없었고 '정치경제학'이라는게 경제학의 시작이었다.

 *나도 처음 안 사실이다. 옛날에는 경제 주체들을 계급별로 분류했다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같은 이야기다. 계급 투쟁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 양극화를 줄이고 박탈감을 줄여주는 것, 그것이 애초에 경제학이었다는것.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 민주시민이 가장 어려운 직업이다. 북한문제부터 '통큰치킨'까지 알아야 할 지식이 너무 많다. 

 *그러고보니 정말 그러네...ㅋ


- 신고전학파는 인간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가정하고 부가 자연스럽게 퍼진다는 논리를 전개하는데 근본 가정 자체가 틀렸다.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이기적인 선택일 뿐이다.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수는 있겠으나, 애초에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이익으로 이어지는지 자신도 모른다. 또 집단이 이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이익만 추구하다 결국 무너진 이번 금융위기 처럼... 그래서 그를 다듬기 위한 적절한 규제들과, 이익을 얻는데 연거푸 실패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복지도 필요하다.


- 과학자는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나와 말을 하지만, 경제학자는 나오지도 않은 결과를 예측하는데 다들 결과인것 처럼 바라본다.

 *앨빈토플러도 비슷한 이야기를 '부의 미래'에서 한 적이 있다. 경제학자는 이제 더이상 경제를 예측할 수 없다고. 그러고보면 정말 그렇다. 일단 경제가 엄청나게 복잡해졌다. 또한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예측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경제학자면 몰라도 펀드매니저 정도 급이라면 그런 경향은 너무도 크다. 


- 연금이나 산재보험등의 '복지'라는 것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대표적 보수주의자, 독일의 비스마르크였다. 국민들이 사회주의로 돌아서는 것을 막아 체제를 강건하게 하기 위해 복지를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혼란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국민들이 분열되고, 이것이 계급투쟁으로 까지 번지는 양상도 보인다. 정말 안될 일이다. 그래서 '친서민'하는거고... 


- 한국사회에서는 복지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가 필요하다.

 *꼭 필요한 사람을 돕는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든 추락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전체를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 두는 것, 보편적인 복지로 공공비용이나 여타 지출을 줄여 내수를 활성화 시키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게 하고, 사회 자체를 활발하게 만드는 것... 중요하다. 전면무상급식 같은 것도 결국 그 돈이 모든 가정의 주머니에 들어가게 되는 것과 같다. 경제적으로만 봐도 경제 활성화 하겠다고 은행에 돈푸는 것 보다,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유럽국가의 경우 북부유럽 국가들(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지속가능한) 복지를 잘 하고 있다. 그런 것에는 좌파와 우파가 복지에 대한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유럽병을 앓는다는 국가들은 프랑스 같은 서유럽국가들이다. 물론 그 나라들도 유럽병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일장일단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서유럽과 달리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가 참 잘 되어 있고 우린 그를 본받아야 한다. 특히 핀란드의 경우 매년 국가 경쟁력 1, 2위를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굉장히 멋진, 살고 싶은 국가가 되어있는 상태다. 좌우파가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말이다. 


 여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정도가 기억이 난다.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하나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여성 참정권, 노예 해방 등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지만 옳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현실화 되었고, 따라서 결국은 신자유주의 보다는 규제와 복지가 충분히 강조된, 안정적인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 설 것이니 희망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동시에 한국사회에서 벌써 복지 문제가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런 순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하시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물론 인간 개개인들은 이기적인 선택을 마다하지 않지만, 결국 올바른 쪽으로 세상이 나아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옳은 것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인류는 역사를 통해 봤을때 때로는 퇴보했어도 결국은 조금씩 조금씩 유토피아로 나아갔다. 마치 '진화'하는 것 처럼 잘못된 돌연변이들은 도태되고, 옳은 것들은 살아남아 그를 발전시켜 간 것이다. 


 단 교수님은 나같은 블로거, 교수님 자신과 같은 학자들, 또는 다른 개인들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하고 알려야 그런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럴거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소련이 붕괴하자 자본주의가 승리했고 더 나아갈 곳이 없다며 '역사의 종말'을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 나아갈 길은 많이 남아있다.  그 길을 생각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정말 올 것인가? 기대해봐도 될까?




'장하준과의 소박한 만남'에 다녀오다


- fin -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20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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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