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지하든, 지적질을하든, 알고 해야지!
정치성향을 떠나 확실히 읽어볼만한 책.
이상주의자의 책이라구? 왜 한국 정치판에는 그 흔해빠진 이상하나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던건가?
'생각에 관한 생각'을 산건 의도한건 아닌데 장바구니에 담긴 책을 일단 사고 보니;;;;
오른쪽 구석에 있는 머리카락은 양해부탁드린다. 그리고 오늘은 귀찮아서 그냥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
책은 여전히 열심히 보고 있지만, 리뷰 쓸 시간이 없는게 아쉽다. 그래도 이번엔 시간내서 좀 써봤다.
- Review -
'안철수의 생각'
저자 : 안철수
(부산출신, 의학박사, 공학석사, 경영학 석사, 군의관, 프로그램개발자,
CEO, 포스코 이사회 의장, 아름다운재단 이사, KAIST&서울대 교수... 그리고 정치인?)
엮음 : 제정인
(경영학 박사 출신 언론인, 현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대학원 교수)
2012.7.25 ~ 27
- 순 서 -
@ 서론 : 박근혜와 안철수 사이에서
@ 이 책, 그리고 안철수에 대한 항변
@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 이 책, 그리고 안철수에 대한 비판
@ 결론 : 정치기반은 중요하지 않다
@ 서론 : 노무현과 박근혜와 안철수
(제 이야기이니 안봐도 됩니다. 서론은 책 이야기 아닙니다.ㅋ)
난 1년전만 해도 박근혜 편이었다. 물론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이 쌓아올린 당시까지의 많은 업적(?)들로 상당히 싫어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건설업체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고나서, 거의 독재수준으로 시장만능주의와 수익우선 정책들이 강행되고, 스스로 느꼈음은 물론 국제기구들도 지적했던 대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무너지며 국가내부의 갈등이 폭발하는 것을 보며, '아, 역시 지도자는 정치인이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기 때문이었다. 박근혜라는 인물은 분명 정치적 약속을 지키는 신뢰있는 정치인이었으며, 너무 신중하다 싶기도 했지만 생각이 깊지 않아 가볍게 행동하여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보다는 훨씬 나았었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시절부터 쌓아온 인맥과 지속된 정치인생은 박근혜라는 인물의 정치적 능력을 뒷받침 해주었고 말이다.
하지만 박근혜에 대한 지지라는것은 현실과의 타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컴퓨터로 출시된 '삼국지 게임'을 할 때,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삼국지의 착하고 드라마틱한 주인공 '유비' 보다는, 강력하고 휘하장수도 많아 플레이하기가 쉬운 '조조'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야권에는 발이 넓고 정치적 기반도 탄탄한 '조조'같은 인물에 대응되는, 부족하지만 의롭고 꿈을 가진 '유비'에 해당되는 인물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과거 '노무현'이 그나마 그런 위치의 인물이었다고 생각된다. 허나 그의 존재자체는 당시 충분히 의미가 있었고 지금도 있겠지만, '또 다시 지금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만한 인물이다' 라고 하기에는 오늘날의 내적&외적인 정치, 경제, 사회적 국가위기상황을 생각해본다면, 그의 성격과 행동양식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20년뒤에는 어떨까?) 아무튼 그렇기에 '우린 이제 참여정부를 겪어보았다'라는 솔깃한 문구의 '문재인'도 다소 우려스럽고 말이다. 애초에 그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사실 대통령의 그릇이 되는지를 잘 모르겠고...
그러던 2011년 11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와 싸울 인물로 '안철수'가 대두되었다. 후에 알려졌지만 그가 지인과의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강행을 보면서 '서울 시장에 나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가볍게 한 말이 언론에 흘러나와 출마할 것 처럼 대두되며 생각보다 빠르게(언론에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뒤늦게 출마선언을 했을테니까) 정치무대에 등장한 것이었다.
그를 지금의 문재인과 비교하며 생각해 봤을때 안철수는 문재인보다 모든면에서 '능력치'가 높은 인물이다. 하지만 박근혜 처럼 '이 사람은 분.명.히. 이런 사람이다.' 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인물이기도 했다. 사람 됨됨이는 분명했고 부정과 타협하지 않을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대통령은 정치인이어야 한다' (반대로 'CEO, 경제인은 안되겠다') 라는 대전제와 완벽하게 대비되는 인물이었다. 또한 정치적 기반면에서는 안 그래도 부족한 친노기반의 문재인보다 더욱 정치기반이 없는, '전무한' 인물이었다. 능력? 그가 과학이나 IT분야에 있어서는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겠지만, 외교, 사회정책 등의 분야에 어느정도 혜안이 있는지 역시 의문이었고.
안철수에 대한 그런 의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재인보다 나은 안철수의 정반대에 있던 박근혜' 측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쿠데타를 옹호하는 '5.16 발언'이 있었고 (참고글 : {7월 넷째주} 박근혜5.16, http://blog.daum.net/smileru/8888077), 쇄신을 외치던 새누리당의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 & '남경필'등의 소장파의 '대실망' 사건이 있었으며, 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던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번복이 있었다. 진심이든 흉내를 내든, 서민을 고려하고 민주주의를 생각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던 '새누리당'의 행보와 박근혜는, 역시나 '한나라당'의 굴레를 벗어나기에 시간이 짧았던 것일까? (지도부야 생각을 바꿨을지 몰라도 '보수' 전체가 '새누리당'으로 바뀌기에는 아직 한참 멀지 않았을까?)
허나 그렇다고 안철수를 덜컥 대안으로 선택하기에는 그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다. 능력과 자질에 대한 의문이 여전했었다는거다.
그러던 그 순간에 그의 책이 나왔다.
@ 이 책, 그리고 안철수에 대한 항변
결과적으로 그의 책은 그에 대한 각종 의문들을 단번에 해소시켜 주었다. 책 제목 '안철수의 생각'은 너무 급조한 듯 보이기도 했지만, 책은 정말 그의 생각과 머릿속 그 자체였다. 이건 좀 아래에서 차차 이야기 하기로 하고...
허나 책 출간 이후 많은 사람들은 그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로 책을 출판하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룰을 지키지 않는다', '책내용은 교과서 적일 뿐이다', '편하게 대통령이 되려 한다', '정치인 보다 더 정치적이다', '우유부단하다', 라는 지적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볼 수 있을까?
첫째, 일단 '룰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 난 도대체 지금의 정치인들의 대선출마 룰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안철수에게 '룰'이라는 걸 지키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정당에 굽신굽신 공천을 받아 시장이나 의원을 해서 인정을 받고, 당론에 따라 또 굽신굽신 지도부 밑에서 기다가 대통령선거 나가라는 것인가? 그렇게 낡은 수직적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수많은 정치인들을 타락시켜왔던 것 아닌가? 그 룰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또한 책 출판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정치인들이 한참 연설해도 한두마디만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는 다르게, 특히 '책'의 경우 훨씬 더 많은 생각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매우 좋고 장려할 만한 방식이다. 또한 동시에 그 말은 반대로, 그 사람을 공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위험한 방식이기도 하다. 지금 정치인들중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그렇게 다양한 분야에 생각보다 깊은 깊이로 접근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나 싶다. 박근혜, 문재인도 읽어보고 놀랐을껄?
둘째, 또 책이고 예능프로그램이고, 나와서 하는 말이 너무 이상적이라는 말이 있다. 중소기업 상생, 청년실업문제 해소, 중산층 강화... 이런게 다 이상적이라는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같은 것이야 말로 이상적이며 심지어 무의미하기까지 하지 않나? 연 7% 성장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안철수의 생각처럼 자살률, 출산율을 낮추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느냐, 라는 생각이 대한민국의 문제를 근본에서 부터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도 이상적인 말 같은가? 그렇지 않다. 그가 '힐링캠프'에서 말했던 것 처럼 '경제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 국가가 국민들의 경제, 정치, 사회적 삶의 질을 높여가면 '경제 성장'은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서브프라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다시끔 인류가 확인하게 된 진리이며, 그를 실현해낸 국가가 북유럽 국가들이고, 그들은 오늘날 이 세계적 위기속에서 가장 굳건한 국가이며, 이미 그렇게 성공한 국가들이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이상이 아니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책에서는 생각보다 상세하게 그에 대한 구상들을 언급하고 있고.
또 검증이나 정치경험 없이 '편하게 대통령이 되려 한다' 라는 것도, 국민들의 엄청난 지지가 있어서 그렇지 어느 정치인이 안철수 따라한다고 안철수 처럼 되겠는지 묻고 싶다. '마치 편하게 보이는 것 같은' 안철수의 길로는 지금의 정치인들이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안철수가 부러우면 따라해보던가. 그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의사포기 후의 백신개발, CEO, 교수, 청춘콘서트 등 안철수의 지난 날들을 생각해봤을 때 이는 실로 어려운 길이다. 또한 안철수와 같은 길을 절대 걸을 수 없는 정치인들 스스로, 또 안철수가 그런길을 걷게 한 정치인들 스스로, 자신들이 받고 있는 국민적 혐오감을 자문해 보기 바란다. 어우, 또 서론을 쓰는 기분이다. 이 쯤하고 책에 대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듯. 여기까지 '안철수'에 대한 비판들에 대해 정리해 말하자면, 지지하고 말고를 떠나 그가 정치인이든 비정치인이든 '지금의 정치판을 뒤집기 위해서라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시기적절하며, 옳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방식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이 책은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안철수가 과연 한 국가를 이끌어 갈 만큼의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 라는 부분을 해소시켜 주는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평가를 받겠다, 라고 했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그런 의문이 해소되었다고 했으니 그가 '한 국가를 이끌어 갈 만큼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라고 평가한 셈이다. 결론을 다 말해버린건가?
이 책은 단순히 안철수가 자신의 생각을 줄줄이 늘어놓은 책이 아니다. 제정인 교수가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안철수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는 '대담집'이다. 그래서 굉장히 쉽게 읽힌다. 또한 그러다보니 대답을 하는 안철수도, 보통 지식인들이 책을 쓰면 하는 '짓' 처럼 주절주절 복잡하게 이야기 하기보다는 핵심들을 딱딱 이야기 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에 대한 수많은 그의 생각들을 옅볼 수 있다.
그런 이 책은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일단 앞의 1/3은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 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할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앞쪽의 '인간적인 부분'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그의 인간됨됨이는 분명히 정치인 평균 이상을 훨씬 넘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듯 하다. 그냥 읽고 넘기면 되고...
그리고 이제 중요한 부분이 나머지 2/3에 해당되는 두 파트다. 그가 착하고 올바른 사람인 것은 맞지만, 과연 국가를 운영하는데에 있어 얼만큼의 철학이 있느냐, 라는 것이 이 부분에서 나온다. 중요하다. 안철수가 멍청하게 착하기만 하면 또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철학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바로 '대안'이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나는 물론 수 많은 사람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사회, 법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해결책을 내놓는가가 대권후보에겐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부분에서 안철수는 두껍지 않은 책속에서 상당히 많은 의견들을 내놓는다. 앞서 설명한 것 처럼 대담집이기 때문에 심도있게 파고들기 보다는 마치 대선 후보 토론회 처럼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게 되는데, 거의 대선 공약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들을 제시한다. 안철수의 답변들의 끝은 "~~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라는 식으로 맺어져, 문제의 지적과 대안을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대안들 중 다수가 내 생각과 너무 잘 맞아 놀랐다. 물론 나보다 더 구체적이었고 말이다. 일일이 목록을 만들어 써놓고 싶긴 한데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러기보다는 직접 책을 읽어보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왜냐하면, 그가 제시한 대안 정책들을 목록으로만 만들어 놓고 보면, 여느 정치인과 차이가 없거나 또는 새누리당에서 비판하는 것 처럼 '교과서적'으로, '모범답안'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요즘의 사회 현안들을 놓고 이야기 했기에 비슷한 답을 내놓은 정치인들은 많이 있고 대선주자들은 더더욱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지만 책에서 안철수가 그런 답안을 내놓기 까지 문제에서 부터 논리적 단계를 밟아나간 과정을 보면, 과연 그것을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박근혜가, 능력에 대해 너무 오리무중인 문재인이, 그를 흉내나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정도로 안철수는 참 잘한다. 확실히 그런 부분에서는 안철수가 독보적이다. 똑똑하다. 큰 틀의 구상을 디테일한 정책으로 금새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가 여느 정치인들처럼 멋들어진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의미이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는 차원이 다르고 생각의 '급'이 다르다.
@ 이 책, 그리고 안철수에 대한 비판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회 문제, 경제 문제에 대한 그의 혜안은 '최소한 다른 대선 후보들에 비해' 확연히 돋보인다. 민주주의라는 것에 대한 의견도 속된말로 '개념이 박혀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수많은 생각들이 내가 블로그에 써온 수 많은 생각들과 일치해서 스스로 괜히 만족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비판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무엇일까?
바로 북한문제다. 일단 위의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그가 내건 가치인 '복지', '정의', '평화' 중에서 '평화'에 대한 이야기는 151페이지에서부터 10페이지남짓 나오고 만다. 다른 이야기들에 비하면 비중이 상당히 적은 셈이다. 그의 생각을 알고 싶었던 나에게는 '복지'와 '정의'에 비해 턱없이 적은 분량이었다.
통일, 아니 남북간의 긴장완화로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여러분야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결되고 대륙과 철도가 연결될 수 있어 많은 이점이 있다는 생각은 나와 같다. 또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퍼주기'가 문제였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나친 강경책 역시 문제였다는 점, 한미동맹에 치우치지 말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점,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지만 정부의 태도가 문제였다는 점... 그런 것들 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이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 짧아 확실히 이 '평화'에 대한 이야기 쪽에서는 교과서적인 답으로 그치고 있는 느낌이다. 통일 방안에 대해, 애초에 구구절절 이야기 하는 책은 아니니 조금만이라도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런 비전을 제시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했던 것 같은데, 안철수도 나름의 철학과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인건, 예상대로 김정은은 '외국물'을 먹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경제개방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남한과의 경제협력에도 적극적일 것이고, 그렇다면 도발이 예전만큼 변화무쌍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안철수가 생각하는 경제협력 방안이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북한이 예전과 같다면, 안철수는 북한 문제에 있어서 '평화'라는 원칙과 책에서 밝히고 있는 것 처럼 북한에 투자한 기업들만 생각한 나머지 북한에게 휘둘리는 결과를 낳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의 역량을 믿긴 하고, 그가 뽑을 인물들의 조언이 그에게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북한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차후 토론회등에서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강경책으로 밀어 붙인다'라고 말하면 되는 사람들 보다는 훨씬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더 그렇다. 어쩌면 이 부분이 안철수의 최대 약점이 될 지도 모르겠고...
@ 결론 : 정치기반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 뭐, '책'이라는 수단은 매우 좋았다고 생각된다. 매우 바람직하다. 다른 후보들도 짤막한 공약집이 아니라 책을 좀 썼으면 좋겠다.
아무튼 이 책에서 그가 현명한 인물이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 인물이자 그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이상적이고, 모범답안만 내놓고,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억지 균형을 맞추는 '양비론적' 인물이라는 비판은 다 틀렸다. 표 때문에, 지지기반 때문에, 답을 알면서도 내놓지 못하는 정당 정치인들과는 당연히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오늘날 경제위기에도 굳건한 경제를 유지하고, 매우 정의롭고 깨끗한, 전세계 모든 국가가 지향해야 할 북유럽 복지국가들이 좌우파가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데에도 그런 이유가 있는건데, 지금의 정당정치인들에게서는 애초에 그런 답을 기대할 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도 처참히 무시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정당 정치인들이 철저히 실패해왔음에도 고민해야 할 남은 문제는, 안철수를 받쳐 줄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부분이었다. 난 그에 대한 걱정을 최근까지 줄곧 해 왔으나 이젠 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게 되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무현... 열린우리당이라는 노란색 열풍을 불러왔으나, 한미FTA와 이라크 파병등의 선택을 하게되자 지지층으로부터 버려지고 여당마저 돌아서고 말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다른가? 위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야당만큼이나 열심히 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대통령이 옳은 선택을 하거나, 지지층이 싫어하는 선택이라도 설득을 하거나, 그럴 수 있다면, 즉 대통령이 잘하면, 정치기반에 대한 모든 것은 해결되는 문제이다. 정치인들이 그를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그를 따를테니까. 뒤늦게 노무현이 약간의 재평가를 받으면서 여전히 친노 정치인들이 명맥을 유지해 오는 것 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좋은 인물을 꼽으면 된다. 신뢰의 정치를 보여줬고 튼튼한 정치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튼튼한 정치세력이 혁신을 외치면서도 자기 당 출신 정치인의 체포를 거부한 정당이며, 지지층 때문에 쿠데타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지 못했고(생각이 그렇다면 더 문제고), 참모가 없으면 제대로 말을 못해 토론을 회피하는 인물 보다는,
정치경험은 없다지만 어떤 정치인보다 바르고, 한국사회에 대한 사회, 경제,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분명해, 막힘없이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말할 수 있어, 국민들이 그를 따를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고, 그래서 기존의 정치세력들이 그를 지지하게 될, 그런 사람이 맞다고 생각된다.
일주일 전까지도 망설이던 나는, 오늘에서야 누구를 뽑을지 정한 듯 하다. 당신도 비판하기 전에 책을 읽어보라.
설득 당할 것이 두렵다면, 이미 설득당한 것이 아니겠는가?
'안철수의 생각' 왜 안철수인가?
- fin -
전반적인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2012.7.30)
전반적인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201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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