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아재요..."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이번 주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간단히 꼭 다루고 싶었던 이야기 하나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1년 전 시사 리뷰는 없지만, 당시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 문제와 대남도발의 핵심이라는 김영철의 방남을 놓고 벌어졌던 논란을 다룬 글을, 1년이 지난 지금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한번 더 보시면 좋을 것 같아 링크는 해 두려 합니다. 시간 있으시면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18. 2월셋째주 시사} 문재인의 생각은? : 김영철 방남을 바라보며
http://blog.daum.net/smileru/8888993
이번 주 여러가지 소식이 있었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소식이 하나 들려왔습니다. 바로 민주당 설훈 의원의 발언이 그것이었죠. 야권에서 나온 말처럼 '역대급 망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그런 망언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20대 남성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한 답변이 그것이었는데요. 한번 쭉 보시죠.
"젠더 갈등 충돌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 "이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저는 유신 이전에 학교 교육을 거의 마쳤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가치라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 "지금 20대를 놓고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 하는 의문은 있다. 교육의 문제점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당장 젠더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손해보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조심스런 추측이다. 복잡한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20대 정책이 실패했다면 여성들도 지지가 떨어져야 하는데 여성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젠더 갈등을 우리가 제대로 소화를 못한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교육 이야기를 꺼낸 것."
설훈 의원은 20대 남성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젠더 갈등 문제도 꼽았지만 교육 문제를 함께 꼽았습니다.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정치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신, 군사정권 시절 세대들은 그럼 무엇이란 말입니까? 더불어서 스스로도 말한 것처럼, 20대 여성들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여성들만 교육의 영향을 덜 받았다는 것인가요?
"교육 제대로 못받은 시절 사람들 중 고르고 골랐다는 건가?"
뭐 어쩌면 그 옛날옛적보단 지금 민주화에 대한 간절한 갈망 같은것은 더 적을 것이고, 그런게 학교 교육과도 연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조금 들기도 합니다. 최근의 젊은 층들이 학교 교육만이 아닌 다양한 경로로 민주적이고 공정한 정치,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지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옛 시절의 민주화에 대한 갈망과는 좀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설훈 의원이 그런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면 이는 이상한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민주주의, 공정사회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그는 문재인과 민주당의 지지로 이어진다는 것인가? 라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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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특히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것은 설훈 의원도 말한 것처럼 복잡한 현상입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 몇번 언급하긴 했지만 똑 부러지게 정리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 정리해보려 합니다.
20대의 문재인,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살펴보려면 지난 대선 지지율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그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낮았습니다. 최근 젠더 이슈, https 논란 등이 20대의 문재인/민주당 지지율을 떨어뜨리긴 했겠지만, 그런 이슈가 아니어도 이미 지지율이 낮았다는 겁니다. 이는 이 사안에서 중요한 포인트이자 생각의 시작입니다.
"20대 남성 지지율은 대선 전부터 낮았다.
대선 후 기대감에 모든 연령층과 마찬가지로 높은 초기 지지율을 기록했고
이후 다른 연령층처럼 지지율이 감소하다
최근 젠더 이슈로 유난히 많이 빠지긴 했지만,
원래 5, 60대 만큼이나 지지의 뿌리가
탄탄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왜 그랬을까요? 간단합니다. 지난 대선때부터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20대에게 그렇게 압도적으로 메리트가 있진 않았다는 겁니다. 이는 한마디로 말하면 세대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여전히 보수층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50대, 60대 층은 그런 배경에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산업화 과정과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 있습니다. 그것이 그 세대의 정치관의 뿌리를 형성하고 있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큰 지지를 보내는 연령대는 30, 40대입니다. 아마 한 30대 중반부터겠죠. 이들은 2002년 월드컵에 대한 또렷한 기억도 있고, 노무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의 광우병/4대강 논란에 대해서도 당연히 잘 알고 있죠.
지금의 20대는 어떨까요? 물론 사회에 관심이 높은 20대들은 노무현, 이명박 시절의 정치 상황에 대해 잘 알 수도 있겠지만, 2019년 현재 29살이라고 해도 20살 때면 2010년으로, 이미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파동이 끝난지는 오래이고 미디어법도 통과된 상태이며, 노무현 대통령도 이미 서거, 4대강 사업도 착공된 뒤 입니다.
"10년전 사건들... 누구에겐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기억의 시작이고,
누구에겐 교과서 속 이야기일 뿐이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20대는 대학생 전후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과거 진보정권에 대한 기억은 사실상 전무하며, 보수정권만 경험해왔다는 겁니다. 30대분들이시라면 기억속에 노태우, 김영삼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20대의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기억과 비슷한 느낌일겁니다.
지금의 30대는 진보정권과 보수정권을 경험한 이후 탄핵이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진보정권쪽으로 무게추가 좀 더 실린 그런 상황입니다. 둘 다 경험해보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지금 30대의 정치관은 큰 격동의 시대가 오지 않은 이상 앞으로도 크게 바뀌진 않겠죠. 앞서 던진 질문, '민주주의, 공정사회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그는 문재인과 민주당의 지지로 이어진다는 것인가?' 라는 것에 대해, 30대와 40대는 '그렇다'고 답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20대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보수정권 이후의 탄핵이라는 대사건... ‘촛불 혁명’ 이후 뭔가 바뀌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젊은 이미지의 안철수와 첫 토론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유승민을 늘상 지지율에서 압도했던 ‘유명해서 유명한 정치인’ 문재인은 20대에게 어떻게 보였을까요? 수백만명의 20대 인구 저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기계적으로 중립적인 표현을 굳이 해보자면, 과거의 유산을 물려받은 낡은 정당의 어부지리 정치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았을까요? 문재인의 ‘운명’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그 결과 지금에 와서도 현 정부의 일부 논란들에 대해 30대들은 그래도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인내하겠지만, 지지할 뿌리가 없는 20대는 ‘역시나’하며 실망하기 쉬울 것입니다.
결국 시작부터 20대 남성은, 심지어 여성도, 30, 40대 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말이죠. 그 결과 대선 전부터 안철수와 유승민, 심상정과 같은 젊고 개혁적 이미지의 후보들에게 지지가 분산되어 있었죠. 저는 10대 중반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과거 20대 시절을 돌이켜보면 주변 친구들은 기존의 정치적 마인드가 어떠했는지와는 무관하게 유능한 이미지의 경제 대통령 이명박을 지지하는 친구들도 적잖았으니, 그를 생각해보면 안철수, 유승민에 대한 지지는 잘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저도 이명박에 대한 기대가 아주 없진 않았고요. 결국 이명박은 이 블로그를 만드는 계기로 이어지긴 했습니다만...
"20대 여성도 30대 만큼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고(심상정 지지),
20대 남성은 안철수와 유승민으로 표가 크게 분산되어 있었다.
왜일까? 인터넷 문화나 대북정책에 남성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해야 할까?
20대 여성의 심상정 지지처럼, 젊고 새얼굴을 원한 20대 남성의 안철수, 유승민으로의 분산과
그 관성의 결과로만 지금을 설명하면 너무 당황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분석인 걸까?"
애초에 문재인을 지지할만한 경험이 형성되어 있었던 30, 40대와는 달랐던 거고, 그 양적/질적 지지의 차이가 지금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 기본은 설명됐고, 이제 20대 남녀의 지지율 차이가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생각은 있는데요. 우선 앞서 말한대로 문재인/민주당을 지지할만한 정치적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20대는 쉽게 지지가 분산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위의 여론조사 결과에서처럼 젊고 혁신적 이미지의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으로의 분산이 컸는데, 이 때 정치성향이 문재인과 비슷한 심상정(20대 여성 분산?)쪽과 달리, 보수쪽인 유승민, 안철수 쪽으로의 20대 남성 지지 분산이 더 컸습니다. 20대 남성들이 넓은 선택지 앞에서 폭넓게 중도층화 된 것이죠.
결국 최종적으로 문재인이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들은 여성보다 많았고, 그들은 대선 ‘패배’ 이후 문재인을 딱히 지지하지 않거나 지지해도 3040처럼 강한 지지를 보이지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 결과 원래부터 문재인을 지지할 뿌리가 없었던 20대 남성은 대선 패배로 더더욱 그 뿌리를 상실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 실정에 어느 세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합니다. 심지어 최근의 젠더 갈등 등은 그런 20대 남성 지지율에 결정타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고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여성 지지가 대선 때부터 화제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20대 남녀지지율 차이를 설명하는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대선 당시 젠더 정책이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음에도 푸근한 인상, 김정숙 여사와의 케미, 유기견 입양 등으로 여성지지율이 높았으니까요. 그에 더해 저 역시 경험한 전반적인 인터넷 문화도 그들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데, 젊고 새로운 인물을 추구하는데에 큰 영향을 주었을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고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하여 더 말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애초에 문재인/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부족해 유동성이 컸던 새로운 세대인 20대, 여성은 이미지로 만회했지만 남성은 젊은 이미지 쪽으로 분산되어 대선 전부터 지금까지도 비판적인 시각 유지, 결국 쉽게 지지 이탈, 인터넷 문화 전반도 한 몫? 제 결론은 이 정도입니다. 확실히 복잡한 문제이고, 민주당에선 웬 망언까지 나올 정도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전 위에 쓴 내용이 지금의 현상의 배경, 밑바탕을 적잖이 설명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도 중요하겠죠. 지금의 20대는 미래에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요? 다음 총선, 대선에선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요? 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당의 노력은 어떠해야 할까요? 지금의 정치권들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주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보완 (2019.2.25)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2019.2.25)
맞춤법 수정 (2019.2.25)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및 보충 설명 추가 (2019.2.26)
여론조사결과 추가 및 설명 보완 (2019.2.26)
문장 어색한 부분 수정 (2019.3.11)
표현이 부정확한 부분 수정 (2019.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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