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

퍼스트맨 ★★★★☆ 이 영화가 어때서? : 멋진 이유

스마일루 2018. 10. 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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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루의 영화리뷰에는 스포일링이 없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라고 한다. 그럴 것 같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영화 중에 이렇게 좋은 적은 또 없었던 것 같다."







스마일루의 영화리뷰 125번째







퍼스트맨 (IMAX 2D)

FIRST MAN

★★★★☆


감독 : 데미안 셔젤 ('위플래쉬', '라라랜드' 감독)

출연 : 라이언 고슬링('라라랜드' 등),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존 코너) 등


2018.10.21







- 순 서 -


(쿠키영상 없음)

이런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

이 영화가 멋진 이유

달에서 : 허구이지만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 봤습니다. 지난 7월 '미션임파서블:폴아웃' 이후 2개월 만이네요. 중간에 보고 리뷰 안 쓴 것도 없고요. 영화에 관심은 많았지만 다른데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참 오랜만에 봤는데, 그래서 기대를 더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라라랜드', '위플래쉬'를 만든 데미안 셔젤 감독이 만든 우주 영화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컸고요. 그래서 그 결과는... 전 참 좋았습니다! 작품성도 있고 동시에 정말 멋지고도 흥미로운, 그런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랄까요?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보죠.


   그나저나, 설마 아직도 달착륙을 하지 못했다고 믿고 계시는 분은 없겠죠? 





"요즘엔 달 궤도선들이 달착륙 자리도 다 찍어서 올리고 있다구.

일본 탐사선도 당시 사진과 지형이 같음을 확인하기도 했고...

지면이 좁아 더 이상은 생략ㅋㅋ"






   이런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


   우선, 이 영화는 '우주 영화'라는 표현보다는 '드라마'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봅니다. 아마 예고편을 하나라도 보신 분이라면 다들 느끼셨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이런 드라마, 다큐 느낌의 영화는 항상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합니다. '덩케르크'...도 그랬지만 그건 영화가 애초에 워낙 독특하고... '남한산성'! 그게 제가 근래에 본 영화중에서는 그나마 형식이 이 영화와 비슷한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배경, 내면 묘사 등이 필요하다보니 박진감과는 무관한 장면들이 적잖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면 스펙타클한 장면들은 기대와 다르거나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 말이죠.


   결국 '우주선 막 나오고 박진감 넘칠 줄 알았는데!', '라이언 고슬링 나오면 막 귀엽게 웃고 그럴줄 알았는데!'라는 생각으로, 영화가 애초에 드라마라는 것조차 모르고 보시는 분들은 당연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고, 아님 어느정도 예상을 했더라도 더 지루해 영화에 대한 좋은 평가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영화의 숙명이라고 생각되고, 그래서 호불호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우주비행만 하는건 아니라구!ㅋㅋ"




   이 영화가 멋진 이유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좀 느낌이 많이 다르고, 그런 부분에서 전 감정이 많이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우주비행사의 상황과 심리를 제대로 느끼고 체험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초반 X-15의 비행장면을 비롯해, 제미니 우주선과 아폴로 우주선 및 달착륙 과정 까지, 우주선 밖의 장면을 극도로 제한하고 우주선 조종사 1인칭 시점으로 묘사하였고, 그에 진동이 느껴질법한 엄청난 음향이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우주선 안에 타고 있는 느낌을 느끼게 해줍니다.






"요런 3인칭 장면도 등장하긴 하지만... 여튼 폐쇄공포증 같은거 있으신 분들은 보면 안 될지도ㄷㄷㄷ

조금 아쉬운건 영화가 적잖은 장면에서 마치 8mm카메라를 사용한 것처럼 화질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렸고

아마추어 핸드헬드 촬영처럼 대상을 너무 가깝게 찍거나 흔들리는 경우들이 꽤 있는데, 

그게 좀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거다. 난 괜찮았지만 와이프님은 적잖이 어지러워 하셨다는...ㅠㅜ"




   이는 영화 전체의 맥락과도 크게 맞닿아 있습니다. 주인공 닐 암스트롱은 우주비행의 위험성을 느끼면서도 도전에 대한 욕구도 동시에 느끼고, 결국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데요. 우주비행을 그 어떤 영화보다도 도전적인 모습으로 묘사한 이 영화는 그런 닐 암스트롱의 인간적 고뇌의 이해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 영화 속 로켓 발사, 비행 장면을 보고 있다보면 비행사들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초인적인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공포영화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죠.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우주영화' 라는 식으로 광고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인터스텔라'가 뭔가 그런 느낌이 살짝 있지만 이 영화가 훨씬 더 강력합니다. 과학과 기술의 화려함과 그 성취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 주체인 인간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나 할까요? 


   더불어서 다큐느낌의 드라마입니다만 대사가 구구절절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감독이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 표정으로 감정선을 잘 드러내줘서 그것만으로도 상황이 충분히 이해되는 느낌입니다. 


   글쎄요, 그런 담백한? 건조한? 표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역동적이었던 '위플래쉬', 따뜻했던 '라라랜드'와는 달리 굉장히 무미건조한 느낌이 확 들긴 합니다. 앞서 언급한 우주비행묘사도 말한대로 '공포영화'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여서 그 무미건조함을 더해주고요. 하지만 그 때문인지 적당한 긴장감을 영화가 계속 유지하고 있어 그게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실제 영화속 사건들도 이미 어느정도 알고 있어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죠. '마션' 같은 느낌이었다면 금방 지루해졌을지도 모르겠어요. 다 아는 것 가지고 난리피운다고 말이죠.ㅋㅋㅋ




   달에서 : 허구이지만


   이런 것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을 수 밖에 없더군요. 남들이 뻔히 다 아는 사건을 어떻게 흥미진진하게 묘사할 것인가... '덩케르크'처럼 구성, 음향으로 그를 달성한 영화도 있겠고, '남한산성'처럼 내부 인물의 갈등으로 그를 달성한 영화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건조한 표현을 함과 동시에 중간중간 무서울 정도의 우주비행 묘사로 긴장감을 계속 이어가면서 그 목적을 달성한 영화인 듯 합니다.


   그 절정은 아무래도 달 착륙에서였죠. 정말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감독의 전작 '위플래쉬', '라라랜드' 모두 영화 최후반 막바지에서 감정을 고조시키고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해 대성공을 거뒀는데요. 엄밀히 말하지만 이 영화는 그 두 영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위플래쉬' 정도에는 비벼볼만(?)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출이 정말 너무 좋았죠. IMAX의 위엄도 느낄 수 있었고요. 크...






"갑작스럽게 엄청난 고화질의 IMAX '달'이 등장하는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들은 정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달 착륙 장면에서는 감독이 추가한 허구의 장면이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뭘 말하는지 아실텐데요. 스포일링이 될 수 있으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만 사실 그는 말그대로 허구라고 합니다. 암스트롱이 달에서 자신이 뭘 했는지 숨긴채 떠났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감독의 순수한 상상이라고 봐야겠죠. 그렇다고는 해도 그 극적인 장치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말을 더 하긴 그렇고... 보셔야 아실 것 같네요. 


   약간의 유머들도 있었지만 분명 건조한 영화였고, 어떻게 보면 심각한 영화였습니다. 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지도 잘 알 수 있었던 영화이고요. 하지만 이런 영화가 이 정도로 맘에 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곱씹어볼 수록 좋은 영화입니다. 간만에 이런 작품성 있는 영화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고요.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